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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칼럼노사문제

공들여 키운 인력 뺏겨 속앓이 하는 중소기업



지난해 송년 모임에서 있었던 일이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한 지인이 취기가 오르자 기업을 운영하면서 겪고 있는 힘든 일들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애써 시간과 돈을 들여 키운 인력을 빼 가는 양심 없는 경쟁업체에 대한 불만과 가족처럼 믿었지만 매몰차게 떠나가 버린 직원에 대한 야속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특히 최근에는 3년 간 많은 비용을 투자해 기술개발에 성공했건만 프로젝트에 참여한 핵심 연구원 2명을 대기업에서 빼가며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하소연했다. 대기업과 전 직원을 상대로 한 법적 싸움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사실 이러한 일은 비단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실제로 2014년 중소기업연구원이 중소기업 200곳을 대상으로 인재 유출에 따른 피해현황을 조사한 바 있다. 설문에 참여한 중소기업의 34.5%가 '최근 3년간 핵심인력이 경쟁 업체 등으로 이직해 경영상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한 중소기업은 최근 3년간 평균 1.9건의 핵심인력 이직을 경험했고, 1사당 평균 5억2000만원의 매출 감소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직무 기여도가 높은 인력을 장기간 고용해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할 마당에 주요 인재들이 외부로 유출되면서 큰 피해를 입게 된 것이다.

애석하게 들릴 수 있지만, 상대업체의 입장에서는 이만큼 쉽고 확실한 방법도 없는 듯 하다. 이미 숙련된 노하우와 경쟁업체의 전략들을 훤히 꿰뚫고 있는 인력을 영입할 수만 있다면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가적인 수익은 굳이 계산기를 두들겨 보지 않아도 엄청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요행을 바라는 행위는 단순이 우수한 인력을 유입하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만은 없다. 상대 회사에 엄청난 피해를 끼치면서 부당하게 이익을 챙기는 부적절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이러한 행위로 인해 피해업체는 매출이 급감하고, 심지어는 존폐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인력 유출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을 위해 정부에서는 대기업과 법정다툼을 벌이는 중소기업에 법률 컨설팅이나 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예방하는데 한계가 있다. 인력 유출로 인해 피해를 얼마나 입었고, 가해업체가 부당하게 챙긴 이익이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하고 입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해 중소기업이 보다 합리적이고 적극적으로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위법행위에 대한 판단 기준을 보다 세분화해 규제를 구체화하고 손해에 대한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등의 입법적 조치가 필요하다. 기술유출에 대한 분쟁이 생기면 대기업에 유리한 소송전보다 조정·중재 제도를 통해 중소기업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도 마련돼야 한다.

사전에 이같은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경업금지 내지 경쟁업체로의 전직금지 등 조항을 둬 인력 이탈을 방지하고, 이탈하면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만 근로자에게 과도한 경업금지 내지 전직금지 의무를 지우는 것은 무효로 인정될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적정 수준에서 의무를 지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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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률 변호사 행정, 기업형사, 손해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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