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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칼럼손해배상

'특경가법상 알선수재' 아시나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이른바 '특경가법'은 기업 오너의 범죄나 대규모 사업의 비리 관련 보도를 통해 자주 접하게 되는 법률이다. 경제질서의 확립을 도모한다는 게 법의 취지다. 거액경제범죄 등의 법정형을 대폭 강화하고, 특정경제범죄(횡령,배임,사기 등)로 5억원 이상 이득을 취했을 경우 가중처벌하는 조항을 두고 있다.


그런데 특경법에는 취한 이익이 얼마인지, 회사에 손해를 끼쳤는지 와는 무관하게 '직무와 관련해 금품 등을 수수하였다면 처벌이 가능'한 조항이 있다.

특경법 5조와 7조가 정하는 '금융회사등의 임직원'의 직무와 관련된 금품 등의 수수, 즉 '수재' 내지 '알선수재'의 죄가 이에 해당한다.(위 '금융회사등'의 범위에 대해서는 특경법 제2조 제1호에서 정하고 있다.)


◇ 특경법 5·7조, 수재·알선수재 처벌…'회사에 손해 없어도' 성립


해당 조항이 적용되는 예로 은행 대출 과정에서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은행 직원이 돈을 받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법은 금융회사 임직원의 직무가 국민경제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보고 금융회사 임직원에게 공무원과 대등한 청렴성을 요구하는 것이다.

유의해야할 것은 형법상의 배임수재죄나 배임죄 등과 달리, 특경법상의 수재·알선수재는 이득의 취득이 '부정한 청탁'에 따른 것이 아니더라도, '회사에 손해'가 없더라도 죄가 성립된다는 점이다. 받은 금품·향응 등의 가액이 3000만원이기만해도 5년 이상의 유기징역(특경법 제5조 제4항 제3호), 1억이 넘어가면 무기 또는 10년이상의 징역(위 동조 동항 제1호)에 처해지는 매우 무거운 처벌을 정하고 있다. 취한 이익은 모두 몰수·추징의 대상이 된다.(특경법 제10조 제2항,제3항)

금융회사등의 직원이 아니더라도 '금융회사등의 임직원의 직무에 속하는 사항의 알선'에 관해 금품 등의 이익을 받은 사람 역시 특경법상 알선수재죄로 처벌될 수 있다(특경법 제7조). 속칭 '브로커'라고 칭해지는 이들에게 적용되는 조항이다. 현금 뿐 아니라 식사, 골프와 같은 부분도 '향응'이라는 이름으로 특경법상 '금품 등의 이익'에 해당된다.


◇ "금융사 임직원, 고도의 청렴성 요구…특경법 처벌조항, 입법목적 정당"


이에 공무원의 직무와 금융회사 임직원의 직무를 같게 보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지, 일반 사기업 직원들과 금융회사 직원을 다르게 취급하는 것이 합당한 것인지가 종종 문제돼 왔다. 관치금융의 잔재가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실제 이에 대한 형사재판 과정에서 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이나 헌법소원의 제기가 있었지만 현재까지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금융회사는 국민경제와 직결돼있어 임직원에게 고도의 청렴성이 요구되며 해당 직무의 불가매수성이 강조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유다. 즉 입법목적이 정당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경법상 수재·알선수재의 범죄가 재판으로 넘겨지고 난 뒤 주로 문제되는 것은 '금융회사 직원의 직무'의 범위와 그러한 행위를 '금융회사 직원의 지위'에서 취급한 것인지, 아니면 '사적인 지위'에서 취급한 것인지이다.


또한 대출이나 주식매매 등 고유의 금융업무가 아닌 금융회사 조직 내부에서 통상 회사 운영을 위해 처리하는 업무(채용, 용역업체와의 계약체결, 전산시스템 사업자 선정 등)의 주체가 그저 금융회사 직원이라는 이유로, 부정한

청탁에 의한 것이 아니었고, 회사에 손해를 끼치지 않은 경우에까지 처벌할 필요가 있는지도 문제가 된다.


◇ "금융사 거래업체, 특경법 내용 꼼꼼하게 살펴야"


이에 대해 판례는 "특경법상 금융회사 임직원의 직무는 금융회사의 임직원이 그 지위에 수반하여 취급하는 일체의 사무를 말하는 것이다. 그 권한에 속하는 직무행위뿐만 아니라 그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무, 그와 관련해 사실상 처리하고 있는 사무도 포함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금융기관 임직원이 개인적인 지위에서 취급하는 사무까지 이에 포함된다고 할 수는 없다"는 일관된 입장이다(대법원 1999. 10. 8. 선고 99도3225 판결 등).

즉 직무의 범위를 매우 포괄적으로 봐, 금융회사의 고유업무나 그에 부수하는 업무 뿐 아니라 금융회사 임직원의 지위에서 행하는 업무라면 모두 특경법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금융회사의 임직원들은 이러한 특경법상 처벌조항의 존재를 내부 준법교육 등을 통해 숙지하고 있지만, 상대방이나 거래업체 등은 특경법의 존재를 미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때문에 해당 규정의 존재와 그 내용을 꼼꼼히 살피는 것이 필요하겠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원칙에 너무나 충실한 나머지, 도움을 받은 것에 대한 대가를 지불한 것이 상대방 혹은 누군가를 특경법 수재 내지 알선수재의 범죄자로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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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변호사 경영분쟁, 가맹사업, 상속증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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