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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칼럼노사문제

전직금지 가처분은 어느 경우에?



과거 한 중소기업 A사를 대리해 전직금지 가처분 사건을 맡은 적이 있다. A사는 특정 시기 한꺼번에 퇴사한 일부 직원을 상대로 가처분을 신청을 했다.

A사 퇴사자들은 재직 중 동종업종의 대기업에 스카우트돼 차례로 이직했고, 그 수는 수십 명에 달했다. 스카우트된 직원은 대부분 A사가 새로 개발하던 기술을 담당·관리하는 부서에서 일했고, 여러 사정상 우연이라고 하기엔 미심쩍은 부분이 많았다. 필자는 해당 중소기업 법무팀과 머리를 맞대고 가처분 결정을 받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대부분의 회사들, 특히 기술 의존도가 높은 회사들은 임직원에 의한 영업비밀 침해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입사시에는 '보안서약서'를, 퇴직시에는 '비밀준수서약서'를 받는다. 서약서에는 'ㅇㅇ는 회사의 영업비밀보호를 위해 퇴직일로부터 1년 동안 회사의 사전동의 없이 퇴직일에 신청인이 생산하고 있는 제품과 동일·유사 제품 생산 업체를 스스로 창업하거나 이러한 업체에 취업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되기 마련인데, 이를 '전직금지약정' 또는 '경업금지약정'이라고 한다. A사도 유사한 내용의 전직금지약정을 퇴사자들과 이미 체결한 상태였고, 이에 근거해 가처분을 신청했던 것이다. 그런데 왜 받아들여지지 않았을까?

문제는 '보호할 가치있는 사용자의 이익'에 있었다. 법원은 전직금지약정의 유효성과 전직금지 약정 기간의 적절성을 판단하기 위해 △ 보호할 가치가 있는 사용자의 이익 △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와 직무 내용 △ 전직금지 기간, 지역 및 대상 직종 △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유무 △ 근로자의 퇴직 경위 △ 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 등을 고려한다.

그런데 이 가운데 '사용자의 이익'과 관련, 법원은 "A사가 보유하던 기술이 충분히 일반화된 정보여서 보호가치가 있는 사용자의 이익이라 할 수 없다"라고 판단했다. 게다가 전직금지약정의 대가로 피신청인들이 상당한 연봉이나 특별한 대가를 받은 적인 없는 점 등을 들어 A사의 신청은 기각돼야 한다고 봤다.

이 사건을 진행하면서 필자는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기 위해선 퇴사자가 관리했던 사용자 기술이 영업비밀로 인정될 정도의 차별성과 특이성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리고 퇴사자의 재직 중 직위가 높으면 높을수록 인용되기 쉽다는 점도 인식했다. 다루는 정보의 중요도가 높거나, 중요한 정보에 접근이 쉽기 때문이다. 아울러 퇴사자가 회사와 경업금지약정을 체결하는 대신 대가를 받은 것이 있다면 인용결정을 받는 것이 어렵지 않다.

퇴사자가 전직금지약정을 위반한 정황이 파악됐으면 회사는 지체하지 말고 가처분 신청을 해야 한다. 대부분의 회사는 전직금지약정 기간을 1년으로 한다. 그런데 신청 후 전직금지가처분 결정을 받기까지는 약 반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물론 더 빨리 종료될 수도 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전직금지가처분 결정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다 갖추고도 신청을 늦게해 사건 진행 중 전직금지약정 기간이 종료되는 허무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조석영 변호사 노사문제, 배임횡령, 기업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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