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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변협 변호사연수원장 |
"로스쿨로 단일화시키고 원트랙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로스쿨 문제점은 개선해야 합니다"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연수원장을 맡고 있는 김현 변호사(사진)는 법조계 최대 이슈인 법조인양성제도에 대한 생각은 확고했다. 머니투데이 더엘(the L)과의 인터뷰에서 사법시험은 폐지하고 로스쿨로 일원화하도록 법에 명시된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강조했다.
◇"로스쿨 외부 평가 강화해 변화시켜야"
다만 로스쿨 개원이후 드러난 각종 문제점에 대해선 현재보다 강한 외부의 자극과 감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특히 법과대학이 로스쿨로 바뀌면서 근본적으로 체질을 바꾸지 못한 점을 아쉬운 점으로 지적했다.
"일부 학교들이 말 잘듣는 어린 학생들만 선발하는 등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며 "변호사들이 실무교수로 충원되더라도 오래 버티지 못하는 구조도 큰 문제"라고 봤다. "최근 지인인 훌륭한 변호사가 모 로스쿨에 교수로 갔다가 1년만에 나왔다"며 "사명감을 갖고 간 우수한 변호사들이 로스쿨에 오래 있지 못한다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실무가들이 중요한 과목을 맡지 못하고 있고 내부 알력으로 오래 남아 있지 못하는 상황을 안타깝게 여겼다. 실무 교수들에게 매년 다른 과목을 맡기고 중요 과목은 기존 법대 교수들이 계속 담당해 버티기 힘들게 하는 현 상황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견해다. 아울러 "학장, 원장도 과감하게 실무 교수에게 맡겨 실무 중심 교육을 하면 좋을 것"이라며 "학생들도 실무교수 강의가 더 낫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로스쿨 출신들이 다시 교수로 자리잡아 후배를 교육하는 등 실무형 교육이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선 향후 20년 정도는 더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사법연수원을 활용해 실무교육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로스쿨 3년 교육으로 실무교육까지 함께 하는 건 사실상 무리라는 의견이다.
◇"원로법관제로 퇴임 대법관 퇴로 열어야"
김 변호사는 제도 변화에도 관심이 많았다. 퇴임 대법관에게 대법원 업무를 돕게 하는 '원로법관제'를 둬 퇴로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법관들에게 "퇴임 후 개업하지 말라"고만 하지 말고 그들이 갖춘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취지다.
이어 "악덕기업은 망해야 한다"며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과 '인지대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신적 손해배상액도 크게 늘려 '사람값'이 높은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종합적으로 국민들이 법률서비스를 쉽게 활용할 권리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변호사 활용 국가적 약속 지켜야"
아울러 "늘어나는 변호사를 사회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로스쿨 도입시 국가적 약속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법치주의가 생활 구석구석에 스며들게 해야 한다고 약속했으니 사회가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늘어난 변호사들이 제도적 뒷받침이 없어 대부분 송무시장에 머물러 있어 문제라는 얘기다. 그런 의미에서 상장기업 감사, 지자체 법무담당관, 대규모 아파트 감사, 유언집행자, 대사관 법무담당관 등의 자리에 변호사들이 활용될 수 있도록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총선을 앞두고 젊은 변호사들이 출사표를 던진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젊은 정치 지도자를 30대 부터 키워야 상대적으로 깨끗한 정치를 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아울러 향후 변협 선거에서는 출마자들이 "정치하지 않겠다"는 공언을 해 퇴임 뒤 명예로운 은퇴로 이어졌으면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대법관들에게 명예로운 은퇴요구를 하려면 협회장들도 같은 수준의 약속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법조시장 개방에 대해선 "상당수 의뢰인이 외국로펌 합작법인으로 몰려 갈 수 도 있다"며 "변호사가 할 일을 늘려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는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신규 변호사들을 위해 광고 규제를 획기적으로 풀어주는 등 변협이 변호사 대량 배출전부터 지켜오던 각종 규제를 손봐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WHO IS?]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변호사는 경복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코넬대와 워싱턴대에서도 공부했다. 행정고시와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갖췄다. 2009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변협 변호사연수원장을 맡고 있다. 해상법 전문가로 '해상법원론' 등 여러 권의 저서와 논문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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