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관행은 정기주총은 전년도 영업실적을 결산하여 그 이익을 주주에게 배당하는 안건을 처리하기 위하여 열리므로 해당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고 배당을 받을 주주 역시 결산기인 전년도 말의 주주로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일응 타당한 면이 있어 보이지만 적어도 법령상 요구되는 사항은 아닙니다. 

최근에는 오히려 기준일과 정기주총 개최일 사이에 주식이 이전되는 경우, 정기주총일 현재 주주가 아닌 사람이 정기주총 의안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의 부적절함을 들어 정기주총에 가까운 날로 의결권 행사주주 기준일을 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유력합니다.

◇주주의 투자회수 수단으로서 회사의 이익배당과 자기주식 취득

이익배당은 주주가 주식회사로부터 재산을 반환받는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그리고 이익배당 이외에 회사의 자기주식 취득 및 유상감자도 주주와 회사 간 직접거래를 통한 투자회수 수단이 되는데, 유상감자는 채권자보호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지 않은 이익배당 및 자기주식 취득과 차이가 있습니다. 한편, 채권자보호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대신 이익배당 및 자기주식 취득은 배당가능이익의 범위 내에서 실행해야 한다는 일반적 제한을 받습니다.

이러한 개별적일반적 채권자 보호장치는, 채권자보다 큰 위험을 부담하는 대신 회사의 잔여재산을 가져가기로 한 후순위 이해관계자로서의 주주가, 약속과 달리 채권자에 앞서 회사의 재산을 분배받는 것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High-risk, high-return(고위험 고수익)의 약속에 충실하라는 취지입니다.

◇배당가능이익 계산의 기준

상법상 배당가능이익 계산 기준도 채권자 선순위, 주주 후순위의 원칙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배당가능이익은 결산기 말 대차대조표의 순자산액에서 (i) 자본금의 액, (ii) 그 결산기까지 적립된 자본준비금과 이익준비금의 합계액, (iii) 그 결산기에 적립하여야 할 이익준비금의 액 및 (iv) 회사에 적용되는 회계원칙에 따른 자산 및 부채에 대한 평가로 인하여 증가한 대차대조표상의 순자산액으로서 미실현손실과 상계하지 않은 금액(단, 파생상품 거래 헷지와 관련한 미실현손익은 예외적으로 상계 허용)을 공제하는 방법으로 산정합니다.

이를 보면 상법상의 배당가능이익은 손익계산서상 해당 사업연도의 기간이익과는 다른 개념으로, 설립 시부터 결산 시까지의 총체적인 이익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직전 사업연도에 손실을 보았더라도 과거와 합산하여 이익을 남겼으면 배당을 할 수 있고, 반대로 직전 사업연도에 이익을 남겼더라도 누적손실이 남아 있다면 배당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배당가능이익 계산과 관련한 법적 고려사항

투자자, 특히 재무적 투자자(financial investor)는 어느 시점에 이르러서는 투자금을 회수해야 할 것이고, 그 방안으로 보유주식의 제3자 매각을 우선 추진하되 여의치 않으면 배당, 자기주식 취득 또는 감자 등 회사와의 직접 거래를 통한 투자금 회수 방안을 찾습니다. 이 가운데 배당과 자기주식 취득은 회사채권자의 개입을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회수 가능한 최대자금으로서의 배당가능이익 한도와 관련하여 실무적으로 고려해야 할 몇 가지 법률적 이슈가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을 살펴봅니다.

첫째, 상법상 적립이 강제되는 자본준비금과 이익준비금 이외에도 회계실무상 조세특례제한법상 신고조정에 따른 준비금, 구 법인세법 등에 따른 기업발전적립금, 기업합리화적립금, 재무구조개선적립금 등 상법 이외의 법령에 따른 적립금, 그리고 정관에 따라 적립이 의무화 되어 있는 준비금이 적립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준비금 등은 배당가능이익 계산 시 상법상 준비금과 마찬가지로 공제해야 할까요? 

투자계약상 '상환전환우선주'의 조건으로 '배당가능이익의 범위 내에서' 상환해야 한다는 제한을 둔 경우에도 이는 민감한 이슈가 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는 법률가들은 주로 배당가능이익에서 공제할 부분이 아니라고 보는 듯하나, 기업회계 및 세무 전문가들은 근거규정의 성격에 따라 달리 보아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둘째, 상법은 기존에 적립된 자본준비금 및 이익준비금의 총액이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하는 경우에 주주총회의 결의를 통해 초과한 금액 범위에서 준비금을 감액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배당가능이익을 늘리기 위하여 기존에 적립되어 있는 상법상 준비금, 즉 자본준비금 및 이익준비금을 감액하여 곧바로 배당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요? 기존에 결손이 있는 상태에서 이익잉여금 대신 기존에 쌓여 있던 자본준비금을 결손보전에 충당하고 이익잉여금을 배당재원으로 곧바로 활용할 수 있을까요? 

승인 대상이 되는 재무활동의 결산 기준시점은 전년도 말이어야 한다는 점을 근거로 법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견해가 있으나, 금지될 이유가 없다는 행정해석도 있다는 점을 언급해 두고자 합니다.

그 밖에도 회사와 주주 간의 거래를 통한 투자회수와 관련해서는 법률, 회계, 세무 등 다각적으로 고려해야 할 이슈가 많으니, 재무적 투자자로서는 충분한 사전 검토를 통해 향후의 투자회수 실행 시점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대비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김선호 변호사는 법무법인 태평양을 거쳐 법무법인 세움에서 기업 자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더엘(the L)에서 '중소기업의 투자·M&A·기업공개'에 대한 법률정보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