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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015년 10월 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보험 규제개선 방안에 대한 보험사 CEO와 간담회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사진=뉴스1 |
만약 보험사가 약관에 관해 명시·설명의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고 계약자도 직업변경에 대한 통지를 하지 않았다면 보험금 청구와 지급에 문제는 없을까.
대법원은 이에대해 보험사가 약관상 '통지의무'에 대해 계약자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을 경우엔 '통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료를 감액하는 등의 불이익을 계약자에게 부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2013다217108)
사건에서는 보험약관의 '직업 변경 통지의무'가 문제됐다. 약관에 '보험계약 체결후 피보험자가 직업 또는 직무를 변경하게 된 때에는 지체없이 이를 알려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고 '이를 불이행하면 보험금이 감액되거나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고 명시된 경우다.
A씨는 대학생 아들 B를 피보험자로 하는 손해보험을 가입했는데 B는 졸업이후 방송장비대여업에 종사하게 됐고 운전 중 사고로 사망했다. 이에 A씨는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사는 아들의 직업이 변경된 것을 알리지 않은 점을 문제삼아 보험금을 삭감해 지급했다.
2심 재판부는 계약자가 직업 변경을 알리지 않은 통지의무 위반을 더 문제삼았지만 대법원은 반대로 판단했다. 2심에서 "보험사의 약관 설명의무를 인정하지 않았던 점은 잘못"이라며 파기 환송했다.
A씨가 아들의 직업변경을 통지해야한다는 점을 알았다고 볼 수 없다는 게 대법원 판단이다. 아울러 방송장비대여가 고도의 위험을 수반하는 직업이라는 것도 계약자로서는 알 수 없는 것이라고 봤다. 보험에 대해 전문가인 보험사와 일반 계약자의 보험과 약관에 대한 인식의 정도차이를 인정한 셈이다.
따라서 대법원은 아들의 직업 변경을 보험사에 알리지 않았어도 그러한 통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사가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파기환송심에서도 A씨에게 보험사가 삭감한 2400만원의 보험금을 모두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계약자의 '통지의무'에 대해 보험사가 A씨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점을 인정한 것이다.
◇ 판결팁= 보험계약시 보험설계사가 구두나 서면으로 건강상태와 직업 등을 물어보게 된다. 이런 질문에 무신경하게 거짓으로 답하는 경우 나중에 보험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계약자의 '고지의무'가 보험약관에 들어 있기 때문에 이를 위반하면 보험사는 계약을 해지하거나 보험금을 삭감할 수 있다. 고지의무 위반은 보험사의 지급거절 사유에 단골로 쓰인다.
보험계약 유지 중 직업이 바뀌는 등 보험사 입장에서 피보험자의 손해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경우도 이를 보험사에 알려야 한다는 '통지의무'가 대부분 약관에 포함돼 있다. 따라서 보험 종류에 따라 이런 사항을 제대로 알고 통지의무 위반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보험 종류마다 이런 통지의무 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계약서와 약관을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다.
다만 위 판례 경우와 마찬가지로 보험사가 계약자의 '통지의무'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면 보험사도 '약관 설명의무'를 지키지 않은 셈이 된다. 따라서 고지나 통지의무가 문제 돼 보험금을 제대로 받지 못할 경우에는 보험사의 약관설명은 제대로 됐는지 따져 볼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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