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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판례氏] '경사길 미끄러진 車'…"운전한 것 아냐"

[the L] "운행, 운전보다 광범위한 의미…타력 주행도 운행 해당"

 

 

자동차 사고로 사람이 숨진 사고에서 도로교통법 위반의 형사처벌과 자동차 손해배상보장법(자배법)상의 민사 배상을 통한 후속조치가 문제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리 법은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처벌키 위해선 자동차 사고가 자동차의 '운전'에 따른 것으로, 자배법상의 손해배상청구가 인정되기 위해선 자동차의 '운행'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일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자동차의 핸드브레이크가 풀리면서 운전자의 별도 조작 없이 자동차가 주행된 경우는 도로교통법상의 운전에 해당되지 않지만 자배법상의 운행에는 해당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있다.


지난 1995년 10월3일 A씨는 형, 여동생 내외와 함께 새벽 낚시 여행을 갔다. 여동생인 B씨가 추워하자 A씨는 형 C씨에게서 C씨의 승용차 열쇠를 넘겨받아 물량장 내의 어선계류장 쪽 바다 정면을 향해 주차돼 있던 이 승용차에 탑승했다. 운전석에 앉은 A씨와 조수석에 앉은 B씨는 시동을 걸어 히터를 작동시키다가 기기를 잘못 조작했고, 그 바람에 승용차가 5%의 횡단경사면(길이 100m당 5m의 고저 차이)을 따라 약 14.3m 전진해 바다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A씨와 B씨는 사망했고, B씨의 남편 D씨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에 따라 보험회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대법원은 D씨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도로교통법상 ‘자동차의 운전’, 즉 자동차를 그 본래의 사용 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자동차의 원동기를 사용할 것을 요한다”고 해석하면서 “내리막길에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의 핸드 브레이크를 풀어 타력주행을 하는 행위는 ‘운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자동차의 본래적 기능과 도로교통법의 입법 취지에 비춰볼 때 주차중의 자동차를 새로 발진시키려고 하는 경우 자동차를 그 본래의 사용 방법에 따라 사용하였다고 하기 위하여는 단지 엔진을 시동시켰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른바 발진조작이 완료되었을 것을 요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대법원은 A씨가 시동을 걸어 히터를 작동시키다가 기기를 잘못 조작해 차량이 경사면에서 굴러 내려온 것을 도로교통법상 ‘자동차의 운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보고 A씨에게 도로교통법위반죄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봤다.

 

하지만 형사 처벌과는 별개로 손해배상과 관련해서는 보험사측에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자배법상 ‘운행’이라 함은 사람 또는 물건의 운송 여부에 관계없이 자동차를 당해 장치의 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이라면서 “자동차를 당해 장치의 용법에 따라 사용한다는 것은 자동차의 용도에 따라 그 구조상 설비되어 있는 각종의 장치를 각각의 장치 목적에 따라 사용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자동차가 반드시 주행 상태에 있지 않더라도 주행의 전후단계로서 주·정차 상태에서 문을 열고 닫는 등 각종 부수적인 장치를 사용하는 것도 포함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대법원은 자배법상의 운행을 도로교통법상의 운전보다 넓은 개념으로 파악해 이번 사례에서 타력주행한 자동차 역시 운행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 판결팁= 대법원이 내리막길에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의 핸드 브레이크를 풀어 타력주행을 하는 행위를 도로교통법 제2조 26호의 '자동차를 그 본래의 사용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고 봤지만 '운전 중'에 내리막길에 이르러 원동기를 일시적으로 정지하여 타력으로 주행시키는 것까지 운전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도로교통법상 운전과 자배법상의 운행의 의미를 다르게 해석하고 후자의 범위를 넓게 보아 자동차 사고로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범위를 넓게 보고 있다. 자배법상의 손배청구를 하려는 사람은 자동차가 반드시 주행 상태에 있지 않더라도 주행의 전후단계로서 주·정차 상태에서 문을 열고 닫는 등 각종 부수적인 장치를 사용하다 사고가 발생했더라도 자배법상의 손배청구를 받을 수 있음을 인지해두고 자신의 경우가 이에 해당되는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 관련 조항

도로교통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8. '자동차'란 철길이나 가설된 선을 이용하지 아니하고 원동기를 사용하여 운전되는 차(견인되는 자동차도 자동차의 일부로 본다)로서 다음 각 목의 차를 말한다.

가. 자동차관리법 제3조에 따른 다음의 자동차. 다만, 원동기장치자전거는 제외한다. 1) 승용자동차 2) 승합자동차 3) 화물자동차 4) 특수자동차 5) 이륜자동차

나. 건설기계관리법 제26조제1항 단서에 따른 건설기계


26. '운전'이란 도로(제44조·제45조·제54조제1항·제148조 및 제148조의2의 경우에는 도로 외의 곳을 포함한다)에서 차마를 그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조종을 포함한다)을 말한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1조(목적) 이 법은 자동차의 운행으로 사람이 사망 또는 부상하거나 재물이 멸실 또는 훼손된 경우에 손해배상을 보장하는 제도를 확립하여 피해자를 보호하고, 자동차사고로 인한 사회적 손실을 방지함으로써 자동차운송의 건전한 발전을 촉진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2. '운행'이란 사람 또는 물건의 운송 여부와 관계없이 자동차를 그 용법에 따라 사용하거나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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