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욱의 알쏭달쏭 부동산法

임대차 종료 후 원상회복의 범위는 어떻게 될까

[the L] 원상태로 입증하기 위한 자료 확보 중요


장소만 제공해 주던 전형적인 임대차 방식과 달리 최근에는 가구와 전자제품 등을 설치해 주고 임대를 하는 '퍼니쉬드 렌트' 등 새로운 유형의 임대차가 나타나고 있다. 그로 인해 임대차와 관련된 법적 분쟁도 새로운 양상을 띠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임대차 종료 후 원상회복의 범위와 관련된 문제다.


통상적인 방법으로 사용했을 때 생긴 흠은 임차인에게 책임 없어


얼마 전 상담한 사례를 소개한다. 임차 목적 아파트에 샹들리에가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그런데 2년간 사용 중 상당수 전등이 작동을 하지 않게 됐다. 한편 아파트 바닥은 대리석으로 돼 있었는데 미세한 흠이 생겼다. 사실 이 흠은 입주 전에 생겼는지 후에 생겼는지 정확하지 않다. 임대차가 종료해 이사를 나가야 하는 임차인에게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전등 값 50만원과 대리석 교체비용 250만원을 요구하고 있다. 임차인은 임대인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할까.  

이 경우 임차인은 임대인의 요구를 들어줄 필요가 없다고 본다. 왜냐하면 전등은 임대차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임대인이 제공한 것인데 임차인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가동연한이 다 돼 작동을 하지 않게 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리석의 경우에도 그 흠이 임차인의 과실, 예를 들어 날카로운 물건을 떨어뜨리는 등의 행위에 따라 생성된 것이라기 보다는 사람이 거주하는 과정에서 통상 생성될 수 있는 수준의 것으로 판단된다.


판례도 원상회복과 관련해 "원상으로 회복한다 함은 사회통념상 통상적인 방법으로 사용해 그렇게 될 것인 상태라면 사용을 개시할 당시보다 나빠지더라도 그대로 반환하면 된다"라고 해 통상적인 사용과정에서 발생하는 손모(상태 악화나 가치의 감소)에 대해서는 임차인에게 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판시를 하고 있다(서울 중앙지방법원 2007. 05. 31. 선고 2005가합100279 판결)


임대차의 원상회복에서는 원상태를 입증하는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


원상회복과 관련해 주의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사항은 임대차 개시 시점에 임차 목적물의 원상태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든 사례에서 만약 대리석에 생긴 흠이 미세한 정도를 넘어 파손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 임대인으로서는 임차인의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임차인이 대리석에 생긴 흠은 이사 오기 전부터 생성되었던 것이라고 주장을 한다면 어떨까.


이 경우 임대인이 그 흠이 임차인에 의해서 발생했다는 것을 입증을 해야 한다. 임대차계약 체결 시 간단한 임대차계약서만 작성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입증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임대차 개시시점에 임대인 임차인 모두 임차목적물 곳곳을 사진으로 찍어 훗날 분쟁의 소지가 없도록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공인중개사가 작성하는 중개대상물확인설명서 상에 중개대상물 현황이 온전히 기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부 악덕 임대인들의 경우 임대차계약이 종결됐음에도 불구하고 임차목적물에 하자가 있다는 핑계를 대면서 시급히 임대 보증금을 돌려받아야 할 임차인을 압박해 수백만원의 원상회복비를 공제하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를 요한다.


다른 임차인의 내부시설을 새로운 임차인이 그대로 사용한다면 임차 받았을 때의 상태로 원상회복


종전 임차인이 설치한 내부시설을 새로운 임차인이 그대로 사용하도록 하는 임대차 계약이 체결되고 계약 기간이 지나 임대차가 종료된 경우 임차인의 원상회복 범위와 관련해 다툼이 발생한다. 임차인으로서는 본인이 받은 형상대로 원상회복을 하면 된다는 주장을 펴고 임대인은 종전 임차인이 설치한 내부시설까지 철거하는 것이 원상회복의 범위라는 주장을 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사례에서 판례는 "임차인에게 목적물을 원상회복해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하여도 별도의 약정이 없는 한 그것은 임차인이 개조한 범위 내의 것으로서 임차인이 그가 임차 받았을 때의 상태로 반환하면 되는 것이지 그 이전의 사람이 시설한 것까지 원상회복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라며 임차인의 원상회복 범위를 구체화했다. (대법원 1990. 10. 30. 선고 90다카12035 판결)


다만 이 판례는 임대인과 임차인 간에 새로운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경우에 한정한다. 만약 형식은 신규 임대차계약이나 실질에 있어 임차권을 양수 받은 경우에는 신규 임차인이 종전 임차인이 설치한 내부시설까지 원상회복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임대차계약 체결시 사진 촬영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임차목적물의 원상을 입증할 자료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통상적인 사용에 따른 흠의 경우 임차인에게 원상회복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 후임 임차인은 종전 임차인이 설치한 내부시설을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그 내부시설까지 원상회복할 의무는 없다.

이건욱 변호사는 제37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무법인 대지의 대표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주로 부동산, 건축 분야와 관련한 사건을 다루고 있으며 저서 집필에도 힘쓰고 있는 중이다. 머니투데이 더엘(the L)에서 부동산 관련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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