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과 판결

[대법관 후보]유남석 광주고법원장…'민간인 불법사찰'피해자 손해배상 인정

[the L]

편집자주대법관. 미국에서는 'Justice'라고 부릅니다. '정의'라는 뜻이죠. 대법관의 판결은 곧 '마지막 결정'을 뜻합니다. 대법관 한 명 한 명의 생각과 판단에 따라 사회의 현재와 미래가 바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대법관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9월이면 한 명의 'Justice'가 물러가고, 또 한 명의 판사가 'Justice'가 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34명의 후보가 추천됐습니다. 추천을 받은 법조인 중 현직 판사는 26명. '법관은 판결로 말한다'고 하죠. 이들은 그동안 판결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해 왔을까요. 판례를 통해 살펴봅니다.

유남석 광주고법원장은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시작해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심의관, 대법원 재판연구관, 헌법재판소 수석부장연구관 등을 거쳤다. 2012년 서울북부지법 법원장 역임 후 2014년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재판부 복귀, 지난 2월 광주고법 법원장에 올랐다. 독일에서 민법을 연구해 국내 독일법 전문가로 꼽힌다. 법원 헌법연구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2012년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가 중도 사퇴하면서 대법관 후보로 추천을 받은 바 있다.

MB정부 '민간인 불법사찰' 피해자 손해배상 인정

유 법원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가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 직원들의 조사를 받자 회사에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해 회사를 그만둔 '민간인 불법사찰' 피해자에게 국가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는 자신이 블로그에 올린 글 때문에 국민은행과 KB한마음에 피해가 갈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가지고 있던 지분도 헐값에 타인에 양도했다.

서울고법 부장판사였던 2014년 "공무원들에 의해 조직적이고 의도적으로 일반 국민에 대한 기본권 침해가 자행된 경우 유사 사건의 재발을 억제·예방할 필요성 등도 위자료를 사정할 때 중요한 참작사유로 고려돼야 한다"며 김씨와 가족들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다만 헐값에 넘긴 주식 매도 부분은 인정받지 못했다.

재판부는 또 "국민의 자유와 재산을 보호해야 할 국가기관이 불법사찰 등을 통해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하는 경우 일반 국민들을 더이상 의지할 곳이 없게 돼 극심한 불안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며 "과거 권위주의 정부시대를 거치며 비대한 국가권력에 의해 기본권이 침해된 역사적 경험이 있는 점까지 고려하면 두려움을 느끼기 충분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위헌 결정된 군인연금법…소급 적용 가능 첫 판결

2005년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 재임 중, '퇴역 군인이 정부 기관 등에 재취업했으면 연금을 절반만 지급'하도록 한 구 군인연금법 조항이 위헌결정을 받자, '위헌 결정 이후 소송을 제기한 사람들도 연금을 더 받을 수 있다'고 결정했다.

유 법원장은 국민연금관리공단에 취업해 연금을 절반만 받아온 퇴직 군인들이 국가를 상대로 "미지급 연금을 달라"고 낸 소송에서 "국가는 미지급 연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정부투자기관 등에 재취업한 퇴직공무원과 퇴역군인에게 연금지급을 절반만 하도록 제한한 구 공무원·군인연금법 조항을 위헌 결정했다. 이후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연금을 다 지급하라"는 소송이 제기됐다. 다른 재판부는 "연금 재정 부담이 가중돼 제도의 안정성이 우려된다"며 "군인연금법 위헌결정의 효력은 위헌결정 후 소송을 제기한 사람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유 법원장은 "퇴직연금을 받다가 새로운 소득이 생겼다고 공적 보상을 제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군인연금기금의 부담이 커져 제도의 법적 안정성에 위협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의 연금재정적자는 연금제도의 총체적인 문제이므로 제도 전반을 정비해 해결해야지 퇴역군인들의 권리를 제한해 해결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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