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과 판결

[대법관 후보]조영철 의정부지법원장…'파업철회'공지에도 직장폐쇄 '위법'

[the L]

편집자주대법관. 미국에서는 'Justice'라고 부릅니다. '정의'라는 뜻이죠. 대법관의 판결은 곧 '마지막 결정'을 뜻합니다. 대법관 한 명 한 명의 생각과 판단에 따라 사회의 현재와 미래가 바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대법관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9월이면 한 명의 'Justice'가 물러가고, 또 한 명의 판사가 'Justice'가 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34명의 후보가 추천됐습니다. 추천을 받은 법조인 중 현직 판사는 26명. '법관은 판결로 말한다'고 하죠. 이들은 그동안 판결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해 왔을까요. 판례를 통해 살펴봅니다.

조영철 의정부지법원장은 대구지법 판사로 시작해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서울중앙지법과 수원지방법원, 광주고법,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냈다. 지난해 의정부지방법원 법원장으로 임명됐다.

노조 파업철회 의사에도 직장폐쇄 '위법'

조 법원장은 노동조합(노조)이 파업을 철회하겠다고 했는데도 회사가 직장폐쇄를 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2013년 판단했다. 당시 상신브레이크 노조는 타임오프제 시행을 놓고 사측과 갈등을 겪다 파업에 들어갔다. 파업이 두 달여간 지속되자 사측은 직장폐쇄 조치를 내렸다. 노조는 '직장폐쇄 중단 및 교섭재개'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사측은 직장폐쇄를 계속했고 이에 반발하는 조합원을 해고했다.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이를 부당해고로 인정했지만, 사측은 중노위 판단에 반발, 법원에 중노위를 상대로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노조가 현장 복귀 의사를 명확히 표명헀는데도 사측은 복귀 의사를 타진해보려는 노력도 없이 수용하기 어려운 선결조건만 제시하며 직장폐쇄를 유지했다"며 "직장폐쇄가 정당하게 개시됐더라도 대항적·방어적 성격을 잃고 근로자에게 심대한 타격을 주며 단결권까지 위태롭게 한다면 정당성을 상실한다"고 설명했다.

증거도 없이 '월북했다'고 한 국가…가족에 손해배상해야

1950년대 군대에서 행방불명된 군인을 월북자로 알리고 그 가족을 수십년간 감시한 국가에게 "유족 측에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1955년 강원도 철원에서 군 복무 중이던 서씨는 자대배치 3주만에 행방불명됐다. 군은 진상조사를 통해 서씨가 월북한 것으로 최종 결정했지만, 유족들은 '월북사병진상보고서'와 '월북사건조사서' 등에 적힌 정보가 엉터리인데다 당시 폭설이 내려 이동이 불가능한 정황 등을 근거로 '사건이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광주고법 부장판사였던 조 법원장은 "조사서 기록이 형식적으로 문제가 있고, 서씨가 월북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월북동기 또는 경위 등 내용의 신빙성도 부족하다"며 "월북이 아닌 벌목작업 사역을 하다 숨졌을 가능성이 있어, 월북으로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국가는 서씨의 행방불명에 대한 진상을 밝히고 법적 절차에 호소할 기회를 가족으로부터 박탈했고 명예를 훼손했으며 정신적 고통을 주는 불법행위를 저질러 서씨 가족에게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결정했다. 이에 앞서 1심 재판부는 서씨 가족의 주장을 "이유없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공사비 부풀려 계약하고 돌려받은 '리베이트 약정' 무효

조 법원장은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근무중이던 2012년 공사 대금을 부풀려서 계약을 하고 차액을 리베이트 명목으로 주고 받기로 했다면 '공사 계약은 무효'라고 판단했다. 당시 A업체는 B업체와 계약을 하며 실제 공사 대금보다 2억원을 부풀려 계약한 다음, 2억원을 돌려주기로 했다. 그런데 공사 결과 당초 예상보다 공사비를 더 쓰게 됐는데 이를 받지 못하자, 추가된 공사비를 달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리베이트 계약은 무효라며 이를 빼고 공사비를 계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리베이트 약정은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이라는 법규 위반 행위를 하는 것으로 사회질서에 반한다"며 "공사 금액을 허위로 부풀리는 기망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고 공사원가를 왜곡해 건전한 거래 질서를 어지럽히게 되며, 리베이트가 비자금으로 조성되고 집행되는 위법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며 이는 무효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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