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 김재형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대법관으로 적합한지 여부를 두고 국회에서 인사청문회가 열릴 예정이다.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김 후보자가 대형로펌에 제출한 법률의견서, 군복무 중 석사 학위 취득에 따른 병역법 위반, 부친의 농지 소유 등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무원 시절 대형로펌에 법률의견서…문제될까

김 후보자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일하면서 대형로펌에 의견서를 써주고 1억3656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서울대가 법인으로 전환하기 전 공무원 신분으로 로펌에 법률 의견서를 써준 것이 적합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 후보자가 17일 국회 인사청문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법률사무소 김앤장, 법무법인 화우 등에 7건의 의견서를 써주고 총 1억3656만원을 받았다.

김 후보자가 제출한 답변에 따르면, 김 후보는 김앤장의 의뢰를 받아 2010년부터 2013년까지 '한국의 도산법과 민법', '양해각서의 법적 성격과 그 효력', '제3자에 의한 채권침해의 성립요건', '국제중재사건 법률의견서' '계약의 성질 결정 문제' 등을, 2014년에는 화우의 의뢰를 받아 '완전물급부청구권의 제한'에 대한 의견서를 작성했다.

이에대해 김 후보자는 "서울대는 국립대학법인으로 전환해 (본인은) 공무원이 아니다"며 "의견서를 작성한 사건은 판례나 학설이 거의 없는 분야에 관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견서 내용은 새로운 법률문제를 다루는 것이었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야 해, 일반적 관행에 비춰 과도한 금액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서울대는 2011년 12월 28일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대부분의 교직원들은 현재 공무원 신분이 아니다.

이에대해 검사출신 변호사는 "애매한 부분은 있다"면서도 "용역을 제공하고 대가를 받았다고 보면 사적거래에 해당해 큰 문제는 없다고 판단된다"고 봤다. 다만 "의견서 내용이 연구 결과를 왜곡했다거나 소견과 다른 의견을 써줬다면 법원을 기망하는 행위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군 복무 중 석사학위 "주말 이용해 학업"…사법부 '하나회' 민판련 "사의표명"

김 후보자가 군 복무기간 동안 석박사 학위를 받아 병역법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주말을 이용해 학점을 취득했고 공군은 위수지 제한이 없어 복무장소를 무단으로 이탈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1989년5월부터 1992년2월까지 경북 예천비행장과 서울 대방동 복지단에서 공군 법무관으로 근무하면서 1991년2월 서울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김 후보자는 "군 입대 전 석사과정 2학기를 마친 상태여서 근무시간 외 개인시간인 야간과 주말을 이용해 공부를 했다"고 설명했다.

부친이 전라북도 임실에 약2200여평 가량의 농지를 가지고 있는데, 주소지는 서울이라서 농지법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부친이 전북 임실에 거주할 때 직접 농사를 지었지만, 서울로 올라오면서 친지가 부친 소유 농지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부친 소유 부동산에 실제로는 건축물이 있지만 등기부 상에는 미기재돼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부친의 일이라 정확히 알 수는 없는데 부친 의사와 무관하게 불법건축불이 지어졌다고 들은 적 있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가 운영위원을 맡았던 민사판례연구회(민판연)에 대한 논란도 있다. 사법부의 '하나회'라고도 불리는 민판연은 폐쇄적인 운영방침때문에 전관예우의 통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던 법조계 사조직이다. 이같은 지적이 나오자 민판연은 판사회 검사와 교수까지 회원 범위를 넓혔다.

김 후보자는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며 "민판연은 순수 학술단체로 문호가 개방돼있어 법조인이나 법학교수는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회원명단도 공개하고 있어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다만 앞으로 더욱 투명하게 운영하고 다양한 구성원을 갖춘 학술단체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