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사진=뉴스1

조퇴 투쟁을 벌이는 등 현행법상 금지된 '공무원의 집단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사들이 모두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이재석)는 26일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정훈 전 위원장(52)에게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전교조 전·현직 간부 등 31명에게는 벌금 100만∼300만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김 전 위원장 등이 조퇴투쟁 등 집단행동을 한 것은 정당한 노조활동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 일부 교사들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정권 퇴진 요구 대국민호소문 광고' 등을 게재한 것도 명백한 정치적 목적이 있어 위법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김 전 위원장 등이 현 정권에 반대하는 입장에서 정치적 의도를 갖고 교사선언 형식을 빌려 정부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정치적 중립의 한계를 벗어나 집단적으로 특정 정치세력에 대한 반대 의사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사의 집단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교육의 중립성을 훼손할 염려가 있기 때문"이라며 "김 전 위원장 등의 행동은 헌법상 의사표현의 자유가 허용하는 범위를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 등은 2014년 6월 전교조가 교육부를 상대로 낸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소송에서 패소하자 조퇴투쟁을 벌이고 전국교사대회를 여는 등 집단활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 중 일부는 같은해 5월 두차례에 걸쳐 청와대 홈페이지에 '정권 퇴진 요구 대국민호소문 광고'를 게재한 혐의도 받았다.

현행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은 노동 운동이나 그 밖에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