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누진제소송 즉시항소", 판결 수긍못한 이유는?

[the L]전기료 누진제소송 1심서 원고패소.. "즉시항소, 합리적인 법원판단 기다릴것"

법무법인 인강 곽상언 변호사가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누진제 전기요금 반환 소송 첫 선고를 마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전기사업법상 계약자유의 원칙을 배제해야 한다면 전기료 부과의 근거가 되는 약관은 훨씬 더 공정했어야 합니다. 즉시항소를 통해 1심판결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전기료 약관의 부당함을 주장할 예정입니다."

법무법인 인강의 곽상언 변호사(사진)는 2년 이상을 끌어왔던 '전기료 누진제 소송'의 1심에서 원고패소 판결이 나온 데 대해 6일 이같이 말했다. 2014년 8월 처음 소송이 제기됐을 때만 해도 원고 수는 17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전기료 누진제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면서 이 소송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원고 수도는 약 8500명으로 늘어났다. 소송의사를 밝히며 인강 측에 서류를 접수한 이들을 더하면 잠재 원고의 수는 2만명에 달한다.

이날 1심선고는 2014년 이후 전국 주요 법원에 한국전력을 상대로 제기된 10건의 '전기료 부당이득 반환청구 소송' 중 처음으로 나온 판결이다. 이 10건의 소송은 모두 곽 변호사가 진행하고 있다. 또 주택용 전기요금을 규정한 한전의 전기공급약관이 약관규제법에 의해 무효인지 여부가 쟁점이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법으로 계약자유원칙 배제? 더 엄격하게 공정성 따졌어야"
이번 소송에서 원고들은 "대부분 국민은 한전과 약관을 통해 전기를 공급받는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소비자가 구체적 조항을 검토할 기회도 없이 계약체결을 강요당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단위 전기사용량에 부과되는 누진율이 11.7배에 달하는 것도 다른 나라에 비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정 판사는 "전기사업법상 전기사업자와 수요자와의 공급계약에 대해 당사자가 개별적으로 계약조건을 협정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며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했다. 전기사업법이 전기사용 계약에 대해 계약자유의 원칙을 금지한 만큼 한전이 약관을 통해 전기료의 누진제를 운용하는 것이 부당하지 않다는 얘기다. 정 판사는 과도한 누진율에 대한 원고들의 비판에 대해 "정부의 전기료 산정고시가 누진구간, 누진율의 적정범위 등을 규정하지 않았다며 현행 누진제가 정부고시를 위반한 것도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이에 곽 변호사는 "약관규제법은 계약자유의 원칙이 제한돼 불공정한 약관에 해당하는 경우 그 약관을 무효로 하는 것"이라며 "이번 1심선고의 내용대로 전기사업법을 통해 계약자유의 원칙이 배제될 수 있다고 한다면 이 약관이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훨씬 엄격히 봐야했다"고 지적했다.

또 "심지어 국회심의를 통과한 법률이라도 헌법을 위반하면 위헌판결을 받아 효력을 잃는다"며 "원고들이 약관자체의 위법성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그저 '규정이 있으니 따르라'고 명령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과도한 누진율이 문제될 게 없다는 판단도 문제가 있다"며 "정해진 규정이 없으니 현행 누진요금 체계는 규정위반으로 볼 수 없고 따라서 문제도 없다는 식의 궤변"이라고 지적했다.

◇"일부러 분산시켜 訴제기, 법원의 합리적 판단 기다릴것"
곽 변호사는 "승소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믿지만 다양한 이유로 법원이 불합리한 판결을 내놓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유사한 취지의 소송을 전국 각지의 주요 지방법원에 분산시켜 제기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전 국민에게 적용되는 전기료 약관의 부당함을 다투는 소송이었음에도 처음에는 국민들의 관심이 낮고 소가(訴價)도 적어 단독재판에 배정될 가능성이 높았다. 실제 2014년에만 이번 소송을 포함해 7건의 소송이 제기됐는데 모두 단독재판에 회부됐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올 하반기 들어 2개월간 제기된 3건의 소송은 모두 합의부로 배정됐다.

곽 변호사는 "누진제 소송을 전국 각지에 분산해 제기한 것도 이번 경우처럼 1인판사 시스템 하에서 나오는 판결이 원고 전부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했기 때문"이라며 "법원이 용기있는 판결을 내려주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1심판결은 전기소비자인 국민에게 실질적으로 경제적 불이익을 줬는지는 전혀 검토도 안하고 형식적 규정이 있으니 무조건 따르라고 강변한 것"이라며 "상급심에서의 합리적 판단을 기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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