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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험공사가 대출계약이 무효이고 연대보증계약이 무효임에도 책임을 져야한다며 개인을 상대로 소송을 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과거에는 저축은행 관계자들이 동일인 대출한도를 회피하기 위해 형식상 제3자 명의로 대출을 체결하고 상호연대보증을 하게 하면서 리베이트를 받고 대출수수료를 개인적으로 챙겼기 때문에 허위의 대출계약과 연대보증계약을 통한 부실대출이 많았다. 최근에는 저축은행이 파산한 후 예금보험공사가 파산관재인이 되어 채권을 회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허위의 대출계약과 연대보증계약에 근거해 채권추심을 받는 채무자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 동일인 대출한도 회피용도로 한 부실대출은 무효
동일인 대출한도를 회피하기위한 허위의 대출계약과 연대보증이 문제된 사안에서 대법원은 "동일인에 대한 대출액 한도를 제한한 구 상호신용금고법 제12조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해 실질적인 주채무자가 실제 대출받고자 하는 채무액 중 일부에 대하여 제3자를 형식상의 주채무자로 내세웠고 상호신용금고도 이를 양해하면서 제3자에 대하여는 채무자로서의 책임을 지우지 않을 의도 하에 제3자 명의로 대출관계서류 및 약속어음을 작성 받았음을 충분히 추단할 수 있는 경우, 제3자는 형식상의 명의만을 빌려 준 자에 불과하고 그 대출계약의 실질적인 당사자는 상호신용금고와 실질적 주채무자이므로, 제3자 명의로 되어 있는 대출약정 및 약속어음 발행은 상호신용금고의 양해 하에 그에 따른 채무부담 의사 없이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것에 불과해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는 무효의 법률행위"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또 "대출절차상 편의를 위하여 명의를 대여한 것으로 인정되어 채무자로 볼 수 없는 경우, 그 형식상 주채무자가 실질적인 주채무자를 위하여 보증인이 될 의사가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형식상의 주채무자에게 실질적 주채무자에 대한 보증의 의사가 있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해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과 직원들의 용인 또는 지시 하에 허위 대출계약 및 연대보증 계약을 체결했던 피해자들은 구제될 수 있었다.
◇ 예금보험공사 등 파산관재인에 대하여는 무효인 부실대출계약의 무효 주장 불가능
그런데 부실한 저축은행들이 파산을 하고 예금보험공사가 파산관재인이 되면서 이들 피해자를 구제하는 데 문제가 발생했다.
대법원은 통정허위표시 등과 관련한 선의의 제3자로 파산관재인이 보호될 수 있는지와 관련해 "파산자가 상대방과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를 통하여 가장채권을 보유하고 있다가 파산이 선고된 경우 그 가장채권도 일단 파산재단에 속하게 되고, 파산선고에 따라 파산자와는 독립한 지위에서 파산채권자 전체의 공동의 이익을 위하여 직무를 행하게 된 파산관재인은 그 허위표시에 따라 외형상 형성된 법률관계를 토대로 실질적으로 새로운 법률상 이해관계를 가지게 된 민법 제108조 제2항 의 제3자에 해당하고, 그 선의·악의도 파산관재인 개인의 선의·악의를 기준으로 할 수는 없고, 총파산채권자를 기준으로 하여 파산채권자 모두가 악의로 되지 않는 한 파산관재인은 선의의 제3자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기 때문이다.
위 판결로 인해 허위의 대출계약 또는 연대보증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는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이 파산하지 않은 상태라면 그 계약이 무효가 되어 구제받을 수 있지만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이 파산하여 파산관재인이 선임된 경우에는 허위계약임에도 불구하고 대출계약과 연대보증계약에 따른 책임을 부담하게 되어 일반인들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위와 같이 파산관재인 악의를 입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여 예금보험공사가 파산관재인이 된 저축은행과 과거에 허위의 대출계약을 체결했던 사람들은 통정허위표시로 무효라거나 사기로 취소한다는 항변으로는 구제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 계약체결과정을 살펴 계약체결 되지 않은 것으로 구제받을 가능성 존재
그러나 위와 같은 동일인 대출한도를 회피하기위해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의 양해나 지시 하에 채결된 대출계약이나 연대보증계약의 체결과정을 살펴보면 특히 연대보증인이 된 자는 그것이 실제 연대보증이 아니라고 듣고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도장도 연대보증인이 직접 계약서에 찍는 경우도 드물다.
이러한 계약체결과정상의 문제점을 들어 계약의 효력이 아니라 계약의 체결여부를 다투게 되면 허위 대출로 채무자가 되거나 연대보증인이 된 피해자들이 구제될 수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도 이처럼 명백히 저축은행 등이 부실대출을 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보게 된 선의의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약정 서류들에 피고의 법인인감을 날인할 권한을 갖고 있었다거나 피고가 그에게 이 사건 대출 약정 서류들에 피고의 법인인감을 날인할 권한을 주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음을 들어 채무자의 손을 들어 주었다.
그리고 서울중앙지방법원 재판부는 채무자가 실질적으로 부실대출의 피해자인 점, 채무자가 이러한 부실대출로 얻은 이익이 아무것도 없었던 점, 파산관재인을 특별히 보호할 필요가 없는 점을 들어 채무자의 책임을 물을 수 없는 보충적인 판단가지 한 바 있다.
이처럼 법원은 일반인들의 상식에 어긋난 부당한 법적 결론을 막기 위해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파산한 저축은행의 파산관재인 지위에서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소송을 당하면 계약체결과정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관련 판례에 대한 연구 없이 대부분 자백하거나 소송상 대응을 하지 않아 감당하기 힘든 부채를 부담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통정허위표시로 인한 무효, 사기취소가 문제된 건에서 파산관재인이 선의의 제3자라는 이유로 대출채무와 연대보증채무를 부담하게 된 많은 사건의 경우 계약자체가 체결되지 않았음을 주장하는 방식으로 정확한 공격이 이루어졌다면 구제될 수 있는 금융피해자가 많지 읺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민사소송에서 법원은 주장하는 바에 대해 판단할 수밖에 없으므로 정확한 주장이 없으면 이길 수 있는 사건을 패소할 수도 있다. 동일대출한도를 회피하기위해 체결된 저축은행의 대출계약은 그 규모도 상당한 것이 대부분이므로 미리 포기하거나 법적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본인소송을 진행하기보다 변호사의 적절한 법적조언을 받아 구제되는 금융피해자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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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서율의 최동욱 변호사는 전문직과 기업 대표의 회생·파산 업무를 주로 맡았다. 도산절차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기·배임·횡령·강제집행면탈 관련 형사사건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 밖에도 집합건물 관련 관리단 소송 등 부동산 소송에 주력하고 있으며, 현재 머니투데이 더엘(the L)에 관련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