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의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어진다는 소위 '찌라시' 때문에 고통받는 피해자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이에 대해 어떤 범죄로 처벌될 수 있는지 사람들의 관심이 많다. 특히 정치권이나 증권가에서 흔히 주고 받는 '@받은글'로 시작되는 출처를 알 수 없는 메시지들은 무심코 전달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

'사실'을 적시한 내용에 대해선 명예훼손죄를 적용하지 말자는 법안이 최근 국회에 발의되고 일부의 지지를 얻기도 했지만, '허위'의 내용으로 명예훼손하는 것에 대해선 엄벌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여전하다. 

◇근거없는 허위 연예인 찌라시…형사처벌 대상 될수도

연예인 이시영씨 사건이 대표적이다. 급속도로 퍼진 찌라시의 주요 내용은 "이시영의 성관계 동영상이 존재하고 이는 소속사 측에서 만든 것"이라는 믿기 힘든 내용이었다.

소속사 측은 "해당 루머는 모두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힌 후 결국 명예훼손으로 찌라시 유포자를 고소했다. 이후 수사를 통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찌라시를 만든 사람은 현직 기자였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김영기 부장검사)는 지난달 4일 해당 기자를 사설정보지(찌라시)를 만들어 유포한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관련 허위 사실을 처음으로 말한 후배기자에 대해서는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연예인과 관련한 범죄를 포함해 사이버 명예훼손 및 모욕 사건은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사건 발생 건수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발생한 관련 사건은 총 1만5043건으로 2014년의 8880건 대비 69.4%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이미 8371건을 기록해 증가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반 명예훼손보다 엄하게 처벌받는 '사이버 명예훼손'

그렇다면 정보통신망법 상 명예훼손죄란 어떤 경우를 말하는 것일까. 이 죄는 타인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서 공공연하게 사실 또는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처벌하고 있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사이버 명예훼손죄'다. 

정보통신망법 상 명예훼손죄는 형법 상 범죄와 달리 인터넷 등을 통한다는 특징이 있다. 또 기록이 모두 남아 처벌의 증거를 찾기도 쉽고 전파성이 강하기 때문에 일반 형법 상 명예훼손죄보다 엄하게 처벌받는다.

다만 '공공연하게'라는 요건이 있는데 '귓속말'에 대해서는 부정되는 경우가 있지만 '일대일 대화방'의 경우엔 인정되는 경우가 있어 안심할 수 없다. 대법원에서 전파 가능성에 대해 폭넓게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포한 내용이 허위 사실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7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 사실일 경우엔 3년 이하 징역 혹은 3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규정돼 있다. 그러나 실제 형량은 대부분 벌금에 그친다. 초범이거나, 피해자와 합의하는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작용해 처벌의 수위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필우 변호사(법무법인 콤파스)는 "대법원은 양자간의 대화라 하더라도 전파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이 있다고 봐서 명예훼손죄의 성립을 인정한다"면서 "특히 이번 이시영 찌라시와 같은 사건의 경우엔 단체 채팅방에 찌라시를 올렸기 때문에 공연성이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고 유죄 판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박대영 변호사(법무법인 이현)은 "지인들과의 단체대화방을 통해 찌라시를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며 "될 수 있다면 단체대화방에 찌라시를 올리는 등의 행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정보통신망법에는 소위 '사이버 명예훼손죄'만 있고 '사이버 모욕죄'는 없다. 일반 형법 상 모욕죄보다 엄하게 처벌하는 내용의 사이버 모욕죄 입법 논의가 있었지만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반대론에 밀려 좌절됐다. 따라서 현재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에서 벌어지는 '모욕행위'는 사이버 모욕죄가 아니라 일반 형법으로 다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