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X 스파오 협업 티셔츠/사진제공=이랜드

유아인이 2년전 디자이너 남노아와 협업해 '노앙'에서 만든 티셔츠 디자인이 올해 유명 SPA 브랜드 'SPAO'에서 만든 티셔츠 디자인과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디자인 표절을 당한 측에서 손해배상 등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배우 유아인이 디자인 표절을 당했다는 의혹이 최근 인터넷 상에서 화제다. SPAO는 최근 인기가수 엑소의 멤버 이름이 프린팅 된 맨투맨티 16종을 출시했는데 이것과 2년전 노앙의 티셔츠 디자인이 유사하단 얘기다.

노앙의 디자인은 'ㅅ'을 'S'로 표기하는 등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영어 알파벳과 섞어 표시한 것이 특징이다. '런던'의 경우 'ㄹONDON'으로 표기했다. 최근 공개된 'SPAO'의 디자인은 엑소 멤버 이름인 '찬열'의 경우 'CHㅏN YEOㄹ'로 표기돼 있다. 노앙의 티셔츠 디자인이 한글자모음과 알파벳을 섞어 표기한 것과 같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일단 소송을 걸더라도 실제로 승소하기란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었다.

김주형 변리사는 "노아 측 티셔츠 디자인은 너무 간단하거나 완전히 처음 시도됐다고 볼 수는 없어 저작권법 상 보호는 힘들다"고 봤다.여기서 문제가 된 한글 자모음과 영어 알파벳을 섞은 디자인은 특정 디자인이라기 보다는 사실상 아이디어에 가까운 형태기 때문에 저작권법 상 보호 대상으로 인정받기 힘들단 얘기다.  

김 변리사는 이어 "해당 티셔츠 디자인이 특정 상품의 표지로 유명해졌다기 보다는 아름답고 보기 좋기 때문에 유명해진 거라고 볼 수 있는데 부정경쟁행위를 규정한 관련 법률은 상인들의 신용이나 상품 출처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고 사실상 디자인 자체를 보호하는 법은 아니기 때문에 소송을 할 수는 있겠지만 실제로 승소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강정규 변호사는 "해당 사안은 아이디어에 해당하는 부분이 유사한 것이라 저작권 상 보호는 어렵고, 패션 디자인은 디자이너들이 일일이 상표로 등록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디자인 등록도 안 돼 있을 가능성이 높아 사실상 이 쪽으로도 보호가 힘들다"면서 "일부 부정경쟁행위를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상거래행위나 경쟁 질서를 어겼다고 인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이 사안에서 적용이 될 만한 '부정경쟁행위'란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 상호, 상표 등을 타인의 상품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 △그 밖에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 두 가지 정도가 그나마 해당이 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소송 과정에서 실제로 인정되기 어렵단 얘기다.

이 사건 외에도 패션 분야에서 유사한 디자인의 경우 논란은 되지만 그뿐, 실제로 어떤 법적인 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강 변호사는 "사전에 디자인을 알고도 일부러 모방한 것이라면 도의적 책임은 있겠지만 양심의 문제로 남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