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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미지투데이 |
특허권과 관련해 특허권의 간접침해라는 용어를 흔히 접하게 되는데, 이 용어자체가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하다. 쉽게 풀이하면 특허권의 침해여부를 판정할 때 이를 너무 엄격하게 해석하면 특허요소 중 일부만을 다른 방법으로 침해하는 편법 등을 통해 이를 회피하는 행위가 난무할 수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일정한 특허침해 예비행위를 특허권 침해행위로 간주하는 규정을 의미한다.
즉 특허물건의 생산 또는 특허방법의 실시에만 사용되는 물품의 생산, 양도, 대여, 수입 등의 행위를 규제해 특허권의 실효성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특허권 침해의 예비 또는 방조행위 등으로 이해하는 것이 좀 더 쉽게 와 닿는 해석으로 보인다. 따라서 간접침해 규정은 특허권자를 보호하기 위한 다소 인위적인 조항이므로 이의 적용상 제반 법률적인 문제점이 발생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특허법은 127조에 특허 물건의 생산 또는 특허방법의 실시에만 사용되는 물품의 생산, 양도, 대여, 수입 등의 행위를 특허권 내지 특허실시권의 침해로 간주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즉 해당 행위가 특허발명 자체의 실시는 아니지만, 직접침해의 전 단계를 침해행위로 간주함으로서 위법한 관여를 근원적으로 차단하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침해행위에 대해 어떠한 법률적인 조치가 가능할 것인가? 기본적으로 금지청구가 가능하고 나아가 손해배상 등 청구가 가능하다. 다만 형사적인 처벌조항이 적용될 것인지 여부에 관해서는 다소 논란이 있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간접침해는 특허권침해행위의 예비행위에 불과하므로 죄형법정주의 내지 특허권 침해에 대한 미수범 처벌조항이 없는 점 등에 비춰 형사적인 처벌의 구성요건이 되지는 아니한다고 판시했다.
즉 특허 침해범과의 공모, 방조의 경우는 별도로 형법상의 공동정범이나 방조범으로 처벌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현행 특허법의 규정은 간접침해자에게 단지 민사책임을 부여하는 정책적인 규정으로 보고 있다. 이에 반해 일본특허법의 경우는 일반적인 특허침해죄 보다는 이를 감경한 형사적인 처벌대상인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에 따라 간접침해 행위에 대해서는 좀 더 자세하고 구체적인 행위행태를 규정하고 있다.
간접침해의 요건과 관련해서는 먼저 특허받은 물건의 생산 또는 특허받은 방법의 실시에만 사용하고 또한 이를 '업'으로 삼아야 한다. '업'이라 함은 사업을 의미하고 영리여부를 불문한다. 그리고 행위가 일회성으로 그쳤더라도 '업'으로 인정될 수 있다는 점 등에 유의해야 한다. 그리고 현행 특허법은 간접침해에 대해 주관적인 요건에 관한 규정은 달리 없다. 그렇지만 법리 해석론상 주관적 요건의 유무 그리고 직접침해의 유무 등에 관하여서는 다소 논란이 있다.
간접침해와 관련해 소모품의 경우에 특허발명의 본질적인 구성요소에 해당하고 다른 용도로는 사용되지 아니하며 일반적으로 널리 쉽게 구할 수 없는 물품으로서 당해 발명에 관한 물건의 구입시에 이미 그러한 교체가 예정돼 있었고, 특허권자에 의해 그러한 소모품이 제조.판매되고 있었다면, 그러한 물건을 생산.판매하는 것은 간접침해가 된다고 대법원이 판시한 바 있다.
즉 국내에서 문제가 된 레이저 프린터의 토너 카트리지의 교환 등의 경우에 이를 단순한 수리행위로 볼 것인지 아니면 이를 별도의 생산에 준하는 행위로 보아 특허권의 간접침해로 볼 것인지가 논란이 됐다.
이에 대법원은 토너 카트리지는 특허물품의 본질적인 요소이므로 이를 교체하는 것은 단지 수리행위라고 보기는 어렵고 이는 생산에 준하는 행위로 보아 특허권의 침해행위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리고 일본에서도 타격판 사안에서 동일한 취지의 판시를 한 바 있다. 즉 실용신안권자의 망치의 소모품에 해당되는 타격판을 사용 후 다른 사람으로부터 이를 구입해 교체한 경우에 이를 소비자의 수선으로 볼 것인가에 대해서 법원은 새로운 망치의 생산에 준하는 것으로 보아 이를 특허권의 간접침해에 해당되는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이의 해석과 관련해서는 사실관계의 파악에 따라서는 특히 특허물품의 본질적인 요소인지 여부에 관한 해석 여하에 따라서는 반대되는 주장도 가능해 사안별로 다소 논란의 소지가 적지 않다.
간접침해의 경우는 특허권의 속지적 효력에 의한 한계성이 있다. 즉 직접침해와 간접침해가 국내와 다른 나라에서 발생되는 경우에는 다소 복잡한 법률관계가 발생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간접침해에서 '생산'은 국내에서의 생산을 의미하고, 물건의 생산이 국외에서 일어나고 그 전 단계의 행위가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간접침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하고 있다.
따라서 가능하면 현행 간접침해규정에 주관적 의도요건의 추가와 아울러 간접침해의 구체적인 행위형태 등에 대해서도 좀 더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 즉 특허권자의 간접침해 규정의 자의적인 남용방지와 아울러 특허권의 실효성있는 보호를 도모하기 위해 좀 더 적정하고 합리적인 법제도보완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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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1961년생인 김승열 변호사(Richard Sung Youl Kim, Esq.)는 서울대 법과대학을 마치고 사법연수원 14기를 수료했다. 카이스트 지식재산대학원 겸직교수로서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민간위원, 대한변협 소속 지식재산연수원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지식재산금융과 법제도'라는 저서를 발간하는 등 학구파로서의 면모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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