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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17일 서울 방이동 한미약품 본사에서 한미약품의 미공개 정보이용 의혹과 관련된 압수수색을 마친 뒤 관련 장부와 서류 등이 담긴 박스들 들고 이동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검찰은 한미약품 공매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10곳의 증권사를 포함한 13개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사진=홍봉진기자 |
수사과정에서 혐의입증을 위해 단행되는 스마트폰 압수절차가 정당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누구나 한대씩은 갖고 있는 스마트폰이 단순한 전화기가 아니라 휴대용 개인컴퓨터로서 기능을 갖춘 만큼 사법당국으로서는 혐의자의 사실상 모든 정보를 담고 있는 스마트폰을 입수하는 데 주력하곤 한다.
하지만 수사편의라는 이익을 위해 개인정보 침해라는 위험성이 너무 가볍게 무시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한미약품 (314,500원 
17000 5.71%) 악재정보의 늑장공시와 이 과정에서 진행된 공매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도 검찰의 스마트폰 압수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17000 5.71%) 악재정보의 늑장공시와 이 과정에서 진행된 공매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도 검찰의 스마트폰 압수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말 한미약품의 대규모 계약해지라는 악재정보가 공시되기 전 공매도에 참가한 10여개 증권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A증권사의 사업부문 중 상장사 IR(투자자설명) 담당자와 잦은 미팅을 수행하는 리서치센터 전원의 스마트폰을 수거해 갔다. 스마트폰 압수대상은 한미약품 측과 접촉할 가능성이 높은 제약섹터 애널리스트 뿐 아니라 리서치센터 구성원 27명 중 출산휴가나 해외출장 등으로 부재중인 이들을 제외한 전원이었다.
이번에 스마트폰을 압수당한 한 애널리스트는 본인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이번 검찰의 스마트폰 압수에 대해 "애널리스트를 늘 동네북이자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것"이라며 "섹터를 불문하고 스마트폰을 모두 가져가는 행위는 과잉수사 아니냐"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같은 전격적인 스마트폰 압수에 대해 시장 참여자들에 필요 이상의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행위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내부자 거래 등 불공정거래를 처벌하는 이유가 시장질서를 보호하기 위해서인데 그 과정에서 참여자들이 너무 많은 비용을 치르지 않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황현일 변호사(법무법인 세종)는 "이번 A증권사에 대한 압수수색은 제약업종 담당 뿐만 아니라 리서치센터 내 모든 애널리스의 스마트폰을 전부 압수수색했다는 점에서 압수수색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 논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스마트폰을 압수수색할 때 해당 데이터가 아니라 스마트폰에 담긴 정보 전체를 보는 게 정당한지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지난해 일련의 대법원 판결에서도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압수할 때 문제되는 내용에 한정해서 정보를 추출·복제하지 않은 행위에 대해 영장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위법한 압수라고 판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7월15일 전원합의체 결정(2011모1839)을 통해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이 저장매체 또는 복제본을 수사기관 사무실 등 외부로 반출하는 방식으로 허용되는 예외적인 경우나 △수사기관 사무실 등으로 반출된 저장매체 또는 복제본에서 혐의사실 관련성에 대한 구분없이 임의로 저장된 전자정보를 문서로 출력하거나 파일로 복제하는 행위에 대해 원칙적으로 영장주의 원칙에 반하는 위법한 압수라고 판시한 바 있다.
대법원은 또 전자정보가 담긴 저장매체나 복제본을 수사기관 사무실 등으로 옮겨 복제·탐색·출력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피압수수색 당사자나 변호인에게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고 혐의사실과 무관한 전자정보의 임의적 복제 등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경우 압수수색이 원칙적으로 적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당시 판결은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대한 판례가 확립된 것으로, 아직 스마트폰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판례가 나온 적은 없다. 황 변호사는 "아직은 당시 판결이 스마트폰을 압수수색하는 데까지는 적용이 안되고 있다"며 "즉 스마트폰 전체를 가져가도 적법한 것으로 봐주고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스마트폰은 전화가 아니라 컴퓨터라고 봐야하는 만큼 (스마트폰 압수가 엄격히 제한되지 않는 것은) 기술의 발전을 법률이 따라잡지 못하는 대표적 사례"라고 강조했다.
검찰이 압수한 스마트폰에 당초 혐의를 둔 것 이외의 범죄관련 정보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증거로 활용하는 행위는 위법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민 변호사(법률사무소 늘찬)는 "스마트폰이 형사소송법이 규정하는 '정보저장매체'에 해당되는지가 핵심"이라며 "스마트폰은 컴퓨터와 비슷한 정보저장 매체로 영장에 적힌 혐의사실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만 프린트하거나 해당파일을 복사하는 식으로 압수수색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스마트폰 자체를 압수하는 경우에는 적법절차와 영장주의 원칙에 어긋나 위법할 가능성이 크다"며 "스마트폰 자체를 압수해 얻은 증거들은 엄격한 요건을 갖추지 않는 한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서 (재판에서) 증거로 활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혐의사실과 무관한 개인사진 등의 자료를 수집하는 것은 개인정보 침해에 해당된다"며 "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다른 혐의사실에 관한 증거가 스마트폰 내부에 있더라도 이를 증거로 쓰면 영장주의 원칙에 반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앞서 언급한 A증권사의 리서치센터 외에도 B증권사의 PBS(프라임브로커리지 서비스)팀의 일부 관계자와 C증권사의 지점, D자산운용사의 일부 펀드매니저에 대해서도 스마트폰 압수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압수수색을 통해 검찰이 확보한 스마트폰만 160여대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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