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경 /사진=뉴스1

전방 경계초소(GP)에서 경계근무를 하던 중 후임병을 수차례 폭행하고 협박한 혐의로 1·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예비역 병장이 새로 재판을 받게 됐다. 대법원은 군형법 특정 조항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면 민간인 신분이어도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초병특수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23)에 대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2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제21보병사단 보통군사법원에 이송했다고 24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4월 강원도 양구군에 있는 한 GP 경계초소에서 피해자 A씨를 수차례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실탄이 장전된 총기로 A씨를 협박한 혐의도 받았다.

1·2심은 김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선임병의 지위를 이용해 후임병인 A씨 등을 폭행하거나 협박해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김씨가 잘못을 반성하고 뉘우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사건에 절차적인 문제가 있다며 사건을 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군사법원법에 따르면 군형법에 규정된 특정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전역을 했더라도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

실제로 군형법상 독성이 있는 음식물을 군에 공급한 사람, 군용시설에 방화를 한 사람 등은 무조건 군사법원에서 심리를 받게 된다. 김씨가 기소된 죄명인 초병특수폭행 등도 마찬가지다.

대법원은 "초병특수폭행죄 등으로 기소된 이 사건은 군사법원에 재판권이 있다"며 "1·2심 법원이 사건을 관할군사법원에 이송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