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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L팩트체크]얼굴 다 알려진 최순실·안종범 마스크착용…법적 근거는?

[the L] 강력사건 피의자, 제한적 얼굴공개 규정 있지만…인격권 보호 vs. 알 권리 충돌 반복돼

'비선 실세 국정 농단'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 돼 긴급체포된 최순실(60ㆍ최서원으로 개명)씨가 1일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이송되고 있다./사진=뉴스1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K스포츠재단에 대한 자금출연을 압박했다는 의혹으로 이틀째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4일 새벽 조사를 마친 뒤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서울남부구치소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뉴스1


현 정권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검찰청사에 출두하도록 하는데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국정 농단으로 전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고 범죄혐의가 명확한 최순실 게이트 사건 피의자들을 일반 피의자처럼 다뤄 인권 보호 차원에서 마스크로 가릴 필요가 있냐는 지적이다.

◇국민 대다수가 알고 있는 최순실·안종범 얼굴…체포·구속됐다고 마스크씌워야 하나

특히 최씨가 검찰에 출석할 당시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과 체포된 뒤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구치소 버스를 타고 출두할 당시 마스크 쓴 모습이 판이하게 달라보인다는 대역논란까지 일고 있다. 따라서 대역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마스크 착용을 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최씨 등은 이미 언론을 통해 충분히 얼굴이 공개됐기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시켜 얻을 인격권 보호의 실효성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국민 대다수가 언론 보도에서 그들의 얼굴을 봐 왔기 때문에 구속된 상태에서 마스크로 가려야 할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마스크는 검찰에서 지급하는 게 아니라 피의자가 구입하거나 따로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검찰이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피의자 본인이 자기보호를 위해 쓰는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피의자 얼굴공개…반복되는 논쟁, 피의자 인격권 vs. 국민 알 권리

피의자 얼굴공개 기준에 대한 논쟁은 이미 여러차례 강력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이어져 왔다. 이에 사법기관에서는 강호순 연쇄살인사건 직후 2011년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을 개정해 얼굴 공개 기준을 세웠고 '인권보호수사준칙' 등 관련 규정도 마련해 놓았다. 

하지만 특례법은 성폭력·살인·강간·강도 등 특정한 강력범죄에 한해서 적용된다. 최순실 사건 피의자들에게 해당되지는 않는다. 인권보호수사준칙에도 혐의와 직접 관련 없는 피의자 인격 등은 공개되지 않도록 한다고 돼 있지만 구체적으로 얼굴 공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촬영여부에 대해선 공익상 특히 필요한 경우 검찰청장 승인하에 허용 가능하다고 돼 있다. 

결국 얼굴 공개여부는 전적으로 사법기관 재량이다. 피의자 인권과 국민 알권리를 비교해 검찰·경찰이 재량으로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일률적으로 공개여부를 쉽게 판단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실제로 영등포 초등학생 납치 성폭행사건의 김수철, 안산 인질 살해극의 김상훈등은 공개됐지만 서초구 세모녀 살해사건의 가장과 7살 원영이 학대사건의 부모 얼굴은 비공개처리됐다.

◇피의자 얼굴 공개 뒤 책임추궁 걱정하는 사법기관

사법기관에서 피의자에게 마스크를 강박적으로 씌우는 것은 추후 무죄로 밝혀졌을 경우 얼굴 공개에 대한 책임을 추궁당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피의자가 인격권 침해를 이유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헌재는 2012년 보험사기 혐의로 구속됐던 A씨가 경찰 조사과정이 촬영돼 언론에 공개돼 신상이 노출된 것이 헌법 제10조에서 보장하고 있는 인격권과 신체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낸 헌법소원에서 피의자 A씨의 손을 들어줬다.(2012헌마652)

헌재는 A씨 사건에서 인격권 침해여부를 위헌여부 판단기준인 △목적의 정당성 △침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에 비춰볼 때 공인이 아닌 일반 피의자에 대한 인격권 침해는 과도한 조치라고 봤다. 보험사기라는 범죄가 강력범죄는 아니었기 때문에 알 권리라는 공익성보다 개인 인격권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판단이다.


◇최순실 사건 피의자들은 '공인'…국민 알 권리가 '우선'

그런데 헌재 판단 기준대로라면 오히려 최순실 사건 피의자들은 얼굴 공개가 가능하다는 논리가 성립될 수 있다. 이들은 고위 공직자라는 공인이었거나 유사한 위치에서 국정을 농단한 책임과 혐의가 있기 때문이다. 최순실 사건 피의자들의 얼굴 공개를 통한 인격권 침해가 발생하고 헌법소원이 청구되더라도 이들에 대해선 공개가 가능하다는 판단이 나올 가능성이 더 크다.

우리 사법기관이 피의자 인권보호를 과도하게 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세계 어느 나라도 우리처럼 피의자에 대해 마스크도 씌워주고 모자까지 제공하고 조끼까지 일괄적으로 주는 나라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특히 어버이날 친부 살해 남매 사건에서 피의자들이 스스로 얼굴 공개를 원했음에도 경찰이 얼굴을 가렸던 점을 지적하며 "공개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일부 인권단체 등의 여론을 민감하게 보고 있는 것"이라 덧붙였다.

한편 미국은 피의사실공표죄가 없어 피의자 체포시부터 언론에 얼굴이 그대로 공개되고 있다. 영국이나 일본도 강력범죄 피의자 신상을 대부분 공개하는 등 알권리를 먼저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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