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씨는 귀국 후 검찰에 출석하기 전까지 시중 은행지점에서 거액을 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뉴스1

#사채업자인 A는 자영업자 B에게 1억원을 빌려줬다. 만기가 지났지만 B가 빌린 돈을 갚지 않자 A는 독촉을 했다. B는 급하게 해외로 가기 위해 통장에 있던 돈을 모두 빼기 위해 은행에 갔다. 은행원 C는 A의 부탁으로 B가 돈을 인출해간 사실을 알려줬다. A와 C는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금융실명법) 제4조 제1항에 따르면 금융회사 등에 종사하는 사람은 명의인의 서면상의 요구나 동의를 받지 않고는 그 금융거래의 내용에 대한 정보 또는 자료, 즉 거래정보 등을 타인에게 제공하거나 누설해서는 안 되며, 누구든지 금융회사 등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거래정보 등을 제공해달라고 요구해서는 안 된다.

은행에서 돈을 인출했다는 거래정보 역시 마찬가지다. 당사자의 서면상 요구나 동의 없이 타인에게 누설한 은행 직원은 금융실명법을 위반한 것이 된다.

금융실명법 제4조 제1항 위반에 대해서는 제6조에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며, 징역형과 벌금형은 함께 부과될 수도 있다고 하는 처벌규정도 마련돼 있다.

다만, 법원의 영장이 있어 수사기관이 거래정보를 조회하거나 조세 관련 법률에 따른 과세자료 확인을 위한 조회하는 등 예외적인 경우에는 다른 사람의 거래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합법일 수도 있다.

따라서 사례에서 타인에게 고객 인출내역을 알려준 은행원 C와 금융거래 정보 제공을 요구한 A는 둘 다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