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대표 /사진=뉴스1

평소 친하게 지내던 진경준 전 검사장(49)에게 9억원대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 대표(48)가 사건이 불거진 뒤 진 검사장을 '유일한 친구'라고 칭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의 심리로 열린 공판기일에는 진 검사장, 김 대표와 오랜 기간 친하게 지내 온 김모 변호사(48)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진 검사장 측이 신청한 증인인 김 변호사는 이날 "진 검사장이 공직에 있으면서 처신에 실수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30년간 친구로 지냈는데, 진 검사장이 일적인 부탁을 해도 들어주는 경우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또 "사건이 불거진 뒤, 김 대표가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유일한 친구는 진 검사장'이라고 말한 바 있다"며 "김 대표가 친형보다 진 검사장을 더 의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둘은 서로가 멘토-멘티와 같은 관계 였다"며 "소울메이트라 할 정도로 친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증언은 진 검사장과 김 대표에게 유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재판 과정에서 서로 금품을 주고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친한 사이에 이뤄진 일일 뿐, 직무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었다고 주장해 왔다. 김 변호사의 증언처럼 둘 사이가 막역했다는 점이 입증된다면 직무관련성 없이 금품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김 변호사는 이들 사이의 금전거래를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둘 사이의 금품 교부 경위를 알고 있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김 변호사는 "전혀 몰랐다"고 답했다. 또 진 검사장이 김 대표에게서 돈을 빌려 넥슨 주식을 취득한 것에 대해서도 김 변호사는 자신에게는 제안이 온 바 없고,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했다.

진 검사장은 2005년 6월 김 대표로부터 넥슨 비상장 주식 1만주를 사실상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이듬해 이 주식을 넥슨 재팬 주식 8537주로 교환했고, 지난해 이를 팔아 126억원대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또 김 대표에게서 제네시스 차량을 차명으로 제공받고 가족여행 경비 5000여만원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김 대표는 진 검사장에게 이 같은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한편 이들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15일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