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레이텀&왓킨스, 세계1위로 도약한 비결은

[the L][인터뷰]'매출3조' 세계1위 로펌 레이텀앤왓킨스 조셉 비바쉬 외국변호사(미국)

세계1위 로펌 레이텀앤왓킨스가 지난달 서울사무소를 개설, 한국진출을 본격화했다. 왼쪽부터 김지현 서울사무소 등록 대표변호사(기업), 조셉 비바쉬 서울·도쿄사무소 총괄 파트너 변호사, 강성진 한국업무 총괄 대표변호사(금융) / 사진=김휘선 인턴기자

"기업의 활동무대가 확장되면서 거래(Deal)가 더 복잡해지고 규모도 커졌습니다. 레이텀앤왓킨스는 전 세계 30여 사무소를 바탕으로 한 통합 플랫폼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해법(솔루션)을 제공하겠습니다."

글로벌 로펌 레이텀앤왓킨스의 서울·도쿄 총괄업무를 담당하는 조셉 비바쉬 외국변호사는 "최근 글로벌시장에서의 주요 거래는 규모가 클 뿐 아니라 다양한 섹터, 여러 생산공정, 다수 사법권에 걸쳐 계약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레이텀앤왓킨스는 시장 선두주자로서 통합 플랫폼과 풍부한 경험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도쿄는 아시아 주요 금융허브, 동반진출 필요"
레이텀앤왓킨스는 지난해 매출액이 26억5000만달러(약 3조원)으로 세계 최대 로펌으로 꼽힌다. 소속 변호사의 수도 2200여명에 달한다. 지난달 중순 법무부 인가를 받은 후 정식으로 사무소 개소식을 열기도 전에 휠라코리아 자회사 아쿠시네트의 미국상장 작업에 참여할 정도로 벌써부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레이텀앤왓킨스가 이미 개설한 일본 도쿄사무소 외에 별도로 서울사무소를 개설한 이유는 무엇일까. 비바쉬 변호사는 "서울과 도쿄는 아시아의 주요 금융허브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일본의 금융시장이 좀 더 일찍 발전한 반면 한국의 금융시장은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둘 다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또 "큰 규모의 주요 거래를 수행할 때 한국·일본의 기업이 단독으로 사업을 수행하기보다 대주단이나 컨소시엄 등의 형태로 공동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서울과 도쿄는 글로벌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레이텀앤왓킨스는 서울사무소 개설 이전에도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한국전력 등이 추진한 PF(프로젝트파이낸싱) 딜은 물론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에서 제기된 서울반도체의 특허소송 대리,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주도로 진행된 물류기업 아펙스 로지스틱스 지분인수 자문 등을 수행한 바 있다.

레이텀&왓킨스의 서울·도쿄 총괄 파트너인 조셉 비바쉬 외국변호사(미국) /사진=김휘선 인턴기자

◇"글로벌 통합플랫폼으로 공백없는(Seamless) 서비스 제공할것"
비바쉬 변호사를 비롯해 머니투데이 더엘(the L)과의 인터뷰에 참가한 강성진·김지현 외국변호사(미국) 등 3인이 서울사무소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비바쉬 변호사는 1995년 레이텀앤왓킨스의 홍콩사무소 개설을 시작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오랜 기간 금융부문 변호사로 이름을 떨쳤다. 강성진 변호사는 PF를 비롯한 금융부문의 실력자로 꼽힌다. 김지현 변호사 역시 M&A(인수합병)을 비롯한 기업의 글로벌 진출 등 부문의 전문 변호사로 평가된다.

이들은 레이텀앤왓킨스가 글로벌 1위 로펌으로 자리매김한 원동력은 수평적(Flat)인 조직구조와 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이라고 말했다.

비바쉬 변호사는 "사무소간 규모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글로벌 본사나 지역본부라는 구분이나 어디가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하다는 등 차이는 없다"며 "전 세계 30여 사무소 중 어느 곳에서 프로젝트를 맡으면 동시다발적으로 다양한 지역의 전문변호사들이 참가해 솔루션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물리적 거리나 소속 사무소에 구애받지 않고 글로벌 주요국 어디에서라도 딜이 추진되면 30여 사무소에 산재해 있는 변호사 중 최적의 변호사들로 팀을 구성해 자문을 수행한다는 얘기다. 특정국에 위치한 본사에서 지역본부를 거쳐 특정나라에 위치한 지사에 명령을 내리는 다른 회사의 시스템에 비해 신속성과 전문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강성진 변호사가 관여하고 있는 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딜에는 강 변호사 뿐 아니라 아시아 주요 사무소의 변호사들을 비롯해 영국 런던, 미국 뉴욕, 이탈리아, 스페인 등 사무소에 소속을 둔 변호사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강 변호사는 "어디에 있든지 각각의 딜(Deal)에 최적화된 변호사들로 팀을 구성하기 때문에 레이텀앤왓킨스는 막강한 글로벌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레이텀&왓킨스 한국총괄 강성진 외국변호사(미국) /사진=김휘선 인턴기자

기업의 활동무대가 글로벌시장으로 확대되고 거래규모가 커질수록 레이텀앤왓킨스의 글로벌 통합 플랫폼의 진가가 부각된다. 과거에는 거래규모가 지금보다 작은 데다 거래구조도 훨씬 단순했기에 대비해야 할 리스크 요인도 그만큼 적었지만 현재는 사업주체나 이해관계자, 사법영역 등이 복잡다단하게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 

수직적 조직구조 하에서는 다양한 지역에서의 리스크 요인을 종합해 솔루션을 내리기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밖에 없지만 레이텀앤왓킨스처럼 수평적 조직구조를 통해 실시간으로 사업을 검토할 경우 주요 의사결정 단계 사이의 공백이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는 게 비바쉬 변호사의 설명이다.

김지현 변호사도 "우리의 전문분야는 한국기업이나 투자자, 대주단 등이 해외거래를 할 때 국제법률 자문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한국기업이 해외기업을 인수해서 투자금 회수를 할 때 원활히 사업이 진행되도록 돕거나 한국기업의 해외에서의 자금조달 등 다양한 부문에서 레이텀앤왓킨스가 자문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적 의결구조로 주인의식제고, 서비스 품질향상 도모
조직내 의사결정에 있어서도 민주적인 절차가 우선시된다. 2012년 롭스앤그레이가 외국로펌 중 처음으로 한국시장에 진출한 후 4년 이상 지나서야 한국사무소를 개설한 이유도 한국 법률서비스 시장에 대한 이해, 진출필요성, 다른 외국로펌의 활동상 등을 충분히 검토한 후 전체 구성원의 동의를 구해야 했기 때문이다. 비바쉬 변호사는 "조직 안팎의 민주적 의사결정 구도는 주인의식 제고와 함께 고객에게 제공할 서비스의 품질향상에도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어소시에이트 위원회다. 레이텀앤왓킨스에 소속된 변호사 2200여명 중 파트너 변호사는 약 600명으로 나머지가 '어쏘 변호사'(Associate Attorney, 경력이 짧은 주니어 변호사)들이다. 

어소시에이트 위원회는 파트너 승진 대상자 선정 등 조직의 주요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위원회인데 이 위원회 구성원의 절반이 어쏘 변호사들이다. 어소시에이트 위원회 외에도 레이텀앤왓킨스에는 기술위원회, 교육위원회, 사회공헌 위원회, 리크루팅(채용) 위원회 등 다양한 위원회들이 조직의 주요사항에 대해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비바쉬 변호사는 "조직 안팎의 민주적 의사결정 구도는 주인의식 제고와 함께 고객에게 제공할 서비스의 품질향상에도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레이텀&왓킨스 서울사무소 등록대표 김지현 외국변호사(미국) /사진=김휘선 인턴기자

◇"한국로펌과 업무영역 다르다, 시장잠식 가능성 낮아" 
아울러 비바쉬 변호사는 한국 법률서비스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세간의 우려에 대해서는 "우리는 국제로펌으로서 글로벌 플랫폼을 토대로 한국 고객들을 위해 크로스보더 딜과 같은 국제적 활동의 자문에 중점을 두고 있어 시장잠식을 우려하지 않아도 좋다"며 "지난 20여년 동안에도 레이텀앤왓킨스는 한국의 유수 로펌과 긴밀한 상호보완적 관계를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레이텀앤왓킨스가 그간 한국고객을 대상으로 수행한 주요사업 전부가 크로스보더 딜 또는 해외에서 진행되는 소송이었다.

이와 함께 비바쉬 변호사는 "고객에게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문이 바로 프로보노(전문가 사회공헌)"이라며 "서울사무소에 적합한 프로보노 활동을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레이텀앤왓킨스는 아시아 사업을 개시한 후 태국에서 현지 소수민족 변호를 지원하거나 홍콩에서 난민지원 사업을 펼치는 등 노력을 기울여왔다. 비바쉬 변호사는 "모든 레이텀앤왓킨스 변호사들이 매년 프로보노 활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고 어쏘 변호사들의 프로보노 활동에 대해서는 유료 고객을 위한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업무시간으로 인정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프로보노 활동은 안정적 조직문화 뿐 아니라 개인의 생산성과 만족도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며 "선행을 하지 않으면 좋은 기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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