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망한 사업자들이 재기를 할 수 없는 현실은 창업자들의 창업의지를 꺾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연대보증제도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연대보증제도를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노력을 하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은행과 신용보증기금 및 기술신용보증기금의 경우 법인에 대한 채무에 대하여는 제한된 범위에서만 연대보증을 허용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제재하는 등 연대보증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 연대보증과 동일한 구조인 '2차 납세의무'를 제한하려는 정치권의 노력

'2차 납세의무'는 법인이 조세를 모두 내지 못할 경우에 법인의 대주주 등 개인에게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다. 채권자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 바뀌었을 뿐 연대보증이 개인을 경제적 인질로 잡는 구조와 동일하다.

연대보증과 마찬가지로 한번 망한 사업자들에게 엄청난 금전적 부담을 부과하여 재기할 기회를 박탈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도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인식하고 국민의당 소속 국회의원들은 벤처기업으로 확인받은 기업의 과점주주에 한해서라도 2차 납세의무를 면제해주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 한 바 있다.

그런데 정치권의 이런 움직임과는 반대로 법인이 미납한 보험료 등에 대해 과점주주인 개인에게 2차 납세의무를 부과할 수 있도록 국민건강보험법(2016년 8월 4일 시행)과 국민연금법(2015년 12월 23일)이 개정된 바 있다. 

이런 사정을 고려할 때 곧 고용·산재보험의 경우에도 2차 납세의무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처럼 정부는 실질적으로 연대보증과 동일한 구조인 과점주주의 2차 납세의무에 대해 그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 기존 정부정책과 배치되는 2차 납세의무 확대 경향 재검토 필요

정부의 2차 납세의무 확대경향은 정부가 줄곧 외쳐온 연대보증제도 폐지추진 경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러한 정책적 모순은 정부정책에 대한 일반 국민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연대보증을 줄여 창업의지를 높이고자 하는 정부정책의 효과를 스스로 떨어트릴 위험이 있다.

2차 납세의무는 법인이 망하면서 납부하지 못한 세금을 법인이 아닌 개인에게 그 책임을 묻도록 하는 것으로 주식회사의 경우 인정되는 주주유한책임의 원칙에 대한 예외를 인정한 것이다. 그런데 사업자의 귀책사유를 요구하는 미국과 달리 사업자의 귀책사유를 요구하지 않는 우리나라의 2차 납세의무는 이미 예외의 인정범위가 이미 너무 넓은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차 납세의무 적용범위를 확대하려는 정부의 태도는 재고돼야할 것이다.

세금 등은 도산절차에서 비면책채권으로 분류되어 도산절차를 통한 해결이 어렵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정기적 소득으로 일부 변제하는 회생제도(개인회생 포함)를 이용하는 경우 조세 등의 채무를 먼저 변제하는 방식으로 하여 도산절차를 통해 2차 납세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도 존재한다.

따라서 정부의 2차 납세의무 확대로 인해 추가로 부담을 추가로 지게 된 사업자들은 도산절차 내에서 2차 납세의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전략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