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

영업비밀제도의 발전을 위한 제언

[the L][김승열의 금융IP]


영업비밀이라고 하면 무엇보다도 코카콜라의 레시피가 거의 100년 이상동안 영업비밀로 유지돼 온 유명한 사례가 가장 먼저 연상될 것이다. 특허권 등 일반 지식재산권의 경우는 일정한 보호기간이 있고 그 이후에는 공개돼 일반인이 널리 사용할 수 있으나 영업비밀의 경우는 달리 보호기간의 제한이 없다는 점에서 나름대로의 이점이 있다. 반면에 이에 대한 비판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영업비밀이란 과연 무엇이고, 또한 어떠한 법적 보호를 받게 되는 것일까?

먼저 우리나라의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에서는 이에 대한 정의 규정을 두고 있다. 이에 따르면 영업비밀이라고 함은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지 않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유지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한다. 

비밀성, 경제적 유용성 그리고 비밀관리성을 그 요건으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의 법원에서는 영업비밀을 인정함에 있어서 비밀관리성을 좀 더 엄격하게 이를 해석하고 있다. 영업비밀로 보호받기 위하여서는 회사내부규정이나 그 운영 등에 있어서 비밀관리성을 입증할 수 있는 근거자료 등을 명확하게 정비해둘 필요가 있다. 

영업비밀의 보호와 관련해서는 국제적으로 이를 제대로 보호하기 위한 논의가 활발해 마침내 'TRIPs 협정'에서 이에 관한 자세한 규정을 뒀다. 그리고 미국의 경우는 1996년 경제스파이법의 제정을 통해 역외관할권 조항을 신설, 국외에서 발생한 영업비밀 침해행위도 엄격하게 이를 처벌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8년에 부정경쟁방지법제목에 영업비밀이라는 용어를 추가해 이의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구제책으로는 민사적으로는 금지예방청구권, 손해배상청구권, 신용회복청구권을 인정하고, 형사적으로는 예비음모미수죄도 처벌하고 나아가 양벌조항 등을 명시하고 있다. 다만 거래에 의하여 영업비밀을 정당하게 취득한 제3자의 선의취득은 법적으로 보호받게 된다. 

영업비밀의 보호와 관련해 법적인 논란은 주로 경업금지의무와 일정기간의 비밀준수 의무부분 등에서 발생되고 있다. 영업비밀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방법이 주로 스카우트를 통해 일어나기 때문에 퇴직한 직원 들에 대한 경업금지 의무규정의 불가피성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을 한다. 

그러나 지나친 경업금지 의무규정의 경우에 해당 규정의 법적 효력문제가 종종 논란이 되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도 종업원의 직업선택의 자유 등과 관련해 기본권 침해의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법원의 입장은 직업선택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경업금지 의무조항을 좀 더 엄격하게 해석하고 있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해석경향은 필연적으로 영업비밀의 실효성있는 보호의 미흡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비판적인 학자의 경우는 경업금지 의무규정에 대한 법원의 지나친 규제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즉 금지대상 지역, 기간 및 정도 등에 있어서 해당 제한 조항의 합리성의 판단부분에서 법원은 영업비밀 자체에 대한 이해 내지 전문성 측면에서 다소 떨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금지기간과 관련하여서도 법원에서는 일률적으로 거의 1~3년으로 한정하고 있어서 영업비밀의 개별특성에 따른 제대로 된 검토가 미흡하다는 문제제기도 적지 않다. 

이러한 비판적인 주장의 경우에 기업입장에서는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 볼 수 만은 없다. 그리고 이와 아울러 종업원의 영업비밀 등에 대한 비밀준수 의무의 부과부분역시 똑같은 논란이 있을 수 있다. 퇴직 등의 경우에도 일정한 기간동안 영업비밀에 대한 비밀 준수의무의 부과부분에서 그 범위가 논란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영업비밀의 경우에 무제한적인 독점배타성의 보호의 허용에 따른 다른 지식재산권과의 형평성문제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특허권 등과 같이 일정한 보호기간이 있는 기타 지식재산권과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보면 좀 더 상호 합리적인 조화의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하여는 좀 더 많은 연구와 검토가 필요하다. 

어쨌든 영업비밀은 보호기간에 달리 제한이 없다는 점뿐만이 아니라, 특허권 등에서와 같이 엄격한 요건성을 요구하지 아니하여 특허권 등에 의하여 보호받기 어려운 경영상의 유용한 정보분야 등에서 실효성있는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도와준다는 측면에서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 

따라서 기업 등에서는 특허권 등뿐만 아니라 영업비밀보호라는 제도를 동시에 활용하고 있어서 영업비밀의 경우에 다른 지식재산권과의 보충적인 보호수단으로 인식되고 나아가 실제로 이를 널리 이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특허권 등과 같은 제도와의 합리적이고 조화로운 수준의 보호가 제대로 정착될 필요는 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한 종업원 등과의 기본권보호 등 측면에서도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그간 영업비밀에 투자한 해당기업의 비용과 노력 등에 따른 적절한 보호라는 측면역시 결코 가볍게 취급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제반 법익들 사이의 합리적이고 조화로운 상호 이익조정을 통하여 향후 합리적인 법제도로 조속하게 정착될 수 있기를 감히 기대해 본다. 



[Who is]
1961년생인 김승열 변호사(Richard Sung Youl Kim, Esq.)는 서울대 법과대학을 마치고 사법연수원 14기를 수료했다. 카이스트 지식재산대학원 겸직교수로서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민간위원, 대한변협 소속 지식재산연수원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지식재산금융과 법제도'라는 저서를 발간하는 등 학구파로서의 면모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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