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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컴플라이언스 의미 없어…제대로 안 만들면 국제소송 더 늘 것"

"무늬만 컴플라이언스 의미 없어…제대로 안 만들면 국제소송 더 늘 것"
사진=폴 헤이스팅스




"'컴플라이언스(준법제도)'에 대해 모양만 흉내 낼 것이 아니라 제대로 이해해야 해요. 사업 방식을 전면적으로 뜯어고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합니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후 50여일이 지났다. 김종한 폴 헤이스팅스 서울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김영란법' 위반은 해외에서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제대로 된 준법제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형식만 갖췄다고 제대로 운영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폴 헤이스팅스는 전 세계 21개 사무소와 1000여명의 변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로펌이다. 1951년에 설립돼 글로벌 로펌 중에서는 '새내기'에 속하지만, 출범부터 태평양 국가를 타깃으로 시작된 만큼 아시아 지역에서 일찍이 자리를 잡았다.

김 변호사는 1991년 삼성전자 미국 진출시 법률자문을 한 것을 시작으로 25년여간 해외 진출 한국 기업들의 법률 지원을 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기아차의 첫 미국 진출부터 삼성페이 미국 서비스 제공, SK하이닉스의 영업비밀침해 소송까지 굵직한 사건을 맡았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에는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 투자자문관을 맡기도 했다.

김 변호사가 한국 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사건은 '코오롱인더스트리와 듀폰의 1조원대 영업비밀침해 소송'이다. 지난 2009년 듀폰이 코오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 재판부는 코오롱에게 1조원에 달하는 배상금 지급 판결을 내렸다. 김 변호사 개인적으로도 가장 힘들었던 사건이다. "법원이 코오롱에 유리한 증거는 대부분 채택하지 않는 등 터무니없는 판결을 내렸다"면서 "항소심에서 결과가 안바뀌면 불합리한 사법제도 아래 더이상 변호사를 할 수 없다는 생각까지 했었다"는게 김 변호사 얘기다. 항소 끝에 1심 판결 무효 결정을 받아내고, 소송 시작 후 6년여 만인 지난해 합의를 이끌어 냈다.

25년간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옆에서 지켜본 김 변호사는 "초창기 기업들이 로펌을 선임하고도 백인 미국 변호사는 못믿겠다는 얘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규모부터 수준까지 빠른 발전 속도가 놀라울 정도"라며 웃었다. 하지만 규모가 커진 만큼 위험도 커졌다. 김 변호사는 "소송 규모도 커지고 있어, 한번 소송에 휘말리면 수천억원의 손해는 물론 경영진의 형사처벌까지 이뤄질 수 있다"며 "미리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가 말하는 가장 중요한 대비책은 '준법제도'를 제대로 만들고 시행하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최근 미국 법무부에서 기업이 준법제도를 제대로 시행하고 있는지를 분석하기 위해 전문 변호사를 선임하기도 했다"며 "유명무실하게 운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영란법이 시행된 이상 이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미국에서는 더이상 사업을 못하게 될 수도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많이 소송을 당하는 담합과 뇌물, 영업비밀유출 등에 대해 세부적인 지침을 만들고 조직원 전원에게 교육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변호사는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것으로 '경영자의 마음가짐'을 말했다. 그는 "경영진이 매출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기업의 명예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조직원이 법을 준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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