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자목록 추가 막는 법원 관행 개선 필요

◇개시 후 인가 전, 누락채권자 추가 불허해 채무자 갱생 막는 일부 법원

최근 개인회생 브로커가 잠적해서 몇 년간 개인회생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던 채무자를 도울 기회가 있었다. 브로커는 제대로 된 검토 없이 신청서를 내고 보정서를 내다보니 가장 큰 액수의 연대보증채권을 채권자목록에 누락하는 실수를 범하였다. 필자는 이를 발견하고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규칙 제81조 제1항,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10조 제2항에 따라 누락채권자를 채권자목록에 추가하였다. 그런데 회생위원은 개인회생 개시 이후에 누락채권자를 추가할 경우 기존 채권자의 기대이익이 침해되고,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규칙 제81조 제1항의 ‘채무자의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여 법률적인 논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채무자뿐 아니라 누락채권자의 절차권 보장을 위해 도입된 입법취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10조 제2항은 “채무자는 변제계획안이 인가되기 전에는 변제계획안을 수정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이 법률에 규정된 경위를 입법예고(법무부 공고 제2011-42호)를 통해 살펴보면 이 조항은 개인채무자의 회생 가능성을 제고함과 동시에 누락채권자의 절차참여권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누락채권자 넣을 때와 뺄 때의 법익 비교

기존 채권자목록에 기재된 채권자들의 경우 기존 변제계획안대로 변제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질 수 있으나 이는 인가 전에는 확정적인 것이 아닌 것으로 그 보호해야할 필요성이 크다 할 수 없다.

반면 누락된 채권자 입장에서는 개인회생절차에서 절차에 참여하여 의견을 개진할 권리와 개인회생절차 내에서 다른 채권자들과 평등한 변제를 받을 권리는 채무자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서 개인회생제도를 마련하면서 보장된 채권자의 권리라 할 것인 바 그 보호 필요성은 상대적으로 크다 할 것이다.

무엇보다 채무자 입장에서는 만약 누락된 채권자를 채권자목록에 반영하지 못한다면 개인회생신청이 인가를 받더라도 개인회생의 효력을 받지 않는 누락된 채권자로부터의 강제집행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결국은 변제계획안에 따른 변제가 어려워져 절차가 폐지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개인회생신청 횟수의 제한이 없기 때문에 채무자는 이후 누락된 채권자를 채권자목록에 반영하여 개인회생을 재신청하고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재신청은 무용한 절차의 반복만을 초래하여 법원의 업무부담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고 채무자는 채권자로부터 상당기간 채권추심의 고통을 받아야 하는 피해를 입게 된다.

◇채권자목록 추가 요건 완화 필요성

채무자의 채권자목록 수정허가신청의 인용으로 기존 채권자들이 입는 피해는 법률상 변동가능성이 내재된 변제계획안에 대한 기존 채권자들의 기대에 불과하다. 반면에 채권자목록 수정허가신청의 기각으로 인하여 채무자가 입는 피해는 개인회생절차를 통한 갱생가능성이 박탈되는 것이고, 누락채권자가 입는 피해는 개인회생절차를 통해 다른 채권자들과 평등하게 변제받을 기대 및 절차참여권이 박탈되는 것이다.

채권자목록 추가를 허용하지 않음으로 인한 기존 채권자들과 채무자, 누락채권자간 침해되거나 보호되는 법익을 형량해 볼 때 누락채권자 추가를 허용하는 것이 공익에 부합할 것이다.

따라서 일부법원에서 채권자목록 추가를 거부하는 근거로 활용되는 ‘채무자의 책임 없는 사유’를 보다 완화하는 실무관행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해당조항의 개정을 추진하여 채무자의 갱생을 돕고, 누락채권자의 절차권을 보장하며, 무용한 절차 반복 방지하여 소송경제를 실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