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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머니투데이 포토DB |
요즘 방을 구할 때 무작정 부동산에 찾아가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다양한 부동산 애플리케이션 덕분에 세입자가 원하는 지역, 크기, 가격대의 방을 손쉽게 검색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애플리케이션이 '직방'과 '다방'입니다.
그런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다방(DABANG)'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할 권리를 '직방'이 갖고있다는 사실은 생소하실 겁니다. 이로 인해 직방과 다방은 치열한 상표분쟁을 겪게 됩니다.
분쟁의 발단이 된 것은 다방을 개발한 업체 '스테이션3'가 자신의 로고 'DABANG'을 상표출원한 2014년 2월입니다. 비슷한 시기인 2014년 5월 직방은 '다방'을 상표로 출원했습니다. 이름이 같은 두 상표가 각각 등록될 수 있었던 것은 상품의 종류가 달랐기 때문입니다.
특허청에 상표출원을 할 때는 해당 상표를 사용할 상품류를 지정해 출원해야 합니다. 스테이션3는 DABANG 로고를 출원하면서 ‘인터넷을 통한 광고업’(35류), ‘금융 또는 재무에 관한 상담업’(36류)를 지정했습니다. 반면 직방은 다방이라는 상표를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9류)로 출원을 했기 때문에 두 브랜드가 겹치지 않았던 것입니다.
스테이션3가 먼저 상표를 사용했는데도 직방이 다방을 등록받을 수 있는 것은 우리나라가 '선출원주의' 제도를 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선출원주의란 누가 먼저 사용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특허청에 출원을 먼저하는 사람에게 권리를 부여하는 원칙을 뜻합니다. 이를 토대로 직방은 상표를 등록받아 스테이션3에 다방의 사용금지가처분을 요청한 것입니다.
소송은 1심부터 대법원까지 모두 스테이션3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직방이 자신의 사업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 경쟁업체의 상표사용을 배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상표를 등록받은 것으로 인정됐기 때문입니다. 또한 법원은 스테이션3가 다방 브랜드를 사용하더라도 직방이 손해를 입는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물론 등록된 상표권을 가지고 있는 자의 지위를 중시하는 재판부에 사건이 배정됐더라면 결론이 달라졌을 수 있습니다.
한편, 스테이션3는 직방이 등록받은 '다방' 상표권을 무효로 해달라는 심판을 특허심판원에 청구했습니다. 이 심판에서 스테이션3는 "자사의 다방 애플리케이션이 이미 널리 알려진 상황에서 직방이 그와 동일한 상표를 출원했기 때문에 무효가 돼야한다"는 점을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심판원은 "직방이 상표를 등록받던 2015년 2월까지도 '다방'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며 스테이션3의 청구를 배척하고 직방의 상표권을 유지하는 심결을 내렸습니다. 특허심판원의 심결에 대해 지난 10월 스테이션3는 특허법원에 불복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아직 법원의 최종 판단은 내려지기 전입니다.
스테이션3의 입장에서는 다방이 자사의 상표인데 이를 타업체에 빼앗기는 바람에 소송전까지 벌여가며 싸워야하는 것이 억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상표출원을 할 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상품을 포함시켰더라면 이런 분쟁에 휘말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즉, 본인의 상표권을 보호받기 위해서는 먼저 상표를 출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상표로 보호하고자하는 사업 종류를 정확히 지정해야 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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