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있는 대리인관리 및 통제에 대하여

[the L][김승열의 금융IP]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지난해 12월26일 서울 대치동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 국정농단 사건 수사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소환되고 있다./사진=이동훈기자

최근의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대리인 비용'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공직자 등은 국민의 대리인에 불과하고 더 나아가 국민의 충실한 심복이 돼야 한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어떠한가? 오히려 대리인에게 주어진 권한을 대리인이 남용하는 등의 부정적인 사례를 많이 볼 수가 있다. 

대리인 입장에서는 자신에게 위임된 권한을 자칫 남용하거나 오용할 개연성이 항상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좀더 현실에 맞는 상황인식이다. 이와 같이 자신이 직접처리하지 않고 어떠한 사유에 근거하든 대리인을 활용하는 경우에 대리인을 적절하게 통제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비용은 반드시 발생될 수 밖에 없다. 

이와 같이 대리인을 관리하는 데에 필요한 비용을 일반적으로 대리인 비용이라고 한다. 이 비용은 범사회적 비용으로 볼 수 있는데, 문제는 이와 같은 대리인 비용을 최소화 내지 최적화할 방안이 항상 화두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간 많은 사회학자 등이 연구해 왔으나,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먼저 회사의 예를 들어 보자. 회사의 임원이 주주들의 대리인이라는 점에 대해 아무런 이의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나라 대기업에서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는 소위 말하는 대기업 오너의 경우에는 그 소유지분은 거의 미미하다. 그럼에도 극히 적은 지분율을 가진 대기업 오너가 조직력이 부족한 수많은 소수주주보다도 자신이 소유권 즉 경영권을 주장하면서 대기업을 자신의 관리 하에 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들 경영권을 가진 대기업 오너들에 대해 효율적으로 이를 관리할 방법이 있을 것인가? 대기업의 이사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안 밖에는 달리 없을 것이다. 이사들에 대한 통제 방안의 대표적인 예는 이사의 임면권, 유지청구권, 소수제안권, 회계자료열람권, 중요사항에 대한 주총 등에서의 소수주주권 등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이 상법 등에서 규정하는 이사통제 등의 관리방법이 많이 제도화 되어 있으나 실제로 실효성 있는 대리인관리 및 통제는 결코 쉽지 않다. 

이와 같은 대리인 관리나 통제에 관한 문제는 국민의 대리인의 지위에 있는 공직자에게도 동일하게 일어날 수 있다. 이들의 적절한 관리를 위해서는 선거, 행위규범, 윤리준칙, 감사 등의 법·제도적인 장치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언론 등에 의한 범사회적인 관리 등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공직자에 대한 실효성있는 대리인관리문제는 항상 논란이 돼 왔고 또한 이를 위한 각종제도가 이미 마련돼 있으나, 이들 제도의 실효성 부분이 여전히 의문시 된다. 물론 '견제와 균형' 이론에 의해 각종 법·제도가 마련돼 있다. 그러나 현실에 있어서는 다소 주객이 전도돼 대리인들 스스로가 현실적으로 막강한 정보와 권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심지어 자신들의 정보와 권력을 더욱 더 집중함으로써 본인인 국민이 대리인에 의해 소외당하는 왜곡된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 대리인들을 제대로 관리 통제하는 시스템의 구축문제는 과연 어떻게 구현될 것인가? 이 부분은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지만 디지털사회로 나아가면서 다소 긍정적인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디지털 사회의 특징은 모든 정보가 공개 공유된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회의 등의 경우 녹음. 녹화 등을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나아가 일정기간이 지난 후에는 일반인에게 반드시 이 모든 기록물들을 공개하도록 법으로 이를 강제한다면 이는 상당히 대리인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실제로 대리인 자신들의 하나하나의 행동이 기록으로 영구적으로 남고 일정기간 후에 일반에게 공개되는 일련의 절차가 실효성있게 집행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영구적 기록 내지 향후의 기록의 공개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대리인 스스로가 자신의 행동에 좀 더 조심하고 나아가 신중하고도 합리적으로 처신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대리인 통제에 있어서 언론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런데 최근에 들어와서는 소규모이기는 하나 다양한 온라인 언론매체의 역할이 의외로 적극적인 역할과 기능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대리인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이를 규제하는 법·제도측면도 중요하지만 본인 스스로가 주인으로서의 자기정체성을 확립하고 적극적으로 본인으로서의 권리행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대리인 스스로도 자신의 역할에 대한 각자의 자기성찰이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대리인 지위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이에 따라 자신의 역할 등에 대한 정체성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본인과 대리인 모두가 각자 자기역할에 좀 더 충실하고자 하는 사회적인 분위기 내지 선진문화조성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에 앞서 범사회적으로 원칙에 충실하고 나아가 이를 중시하는 사회문화의 확립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좀더 청렴문화가 성숙될 필요가 있다. 

최근의 일련의 충격적인 사회비리 등을 접하면서 이를 좋은 교훈으로 삼아 각자 좀 더 냉정한 반성을 통해 스스로에 대해 좀 더 주인의식을 재무장하고 나아가 대리인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하고 나아가 필요하면 이에 따라 그 책임을 묻고자하는 적극적인 자세와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Who is]
1961년생인 김승열 변호사(Richard Sung Youl Kim, Esq.)는 서울대 법과대학을 마치고 사법연수원 14기를 수료했다. 카이스트 지식재산대학원 겸직교수로서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민간위원, 대한변협 소속 지식재산연수원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지식재산금융과 법제도'라는 저서를 발간하는 등 학구파로서의 면모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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