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

위법하게 부과된 세금 늘 반환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왜?

[the L]화우의 조세전문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흥미진진 세금이야기'


법률이 과세표준이나 세액에서 공제하도록 하는 등 과세절차를 규정하고 있는데도 과세관청이 법을 위반해 과세처분을 한 경우, 그 국민이 90일 이내에 과세처분 취소를 청구하지 않으면 아무리 위법한 과세처분이라도 고스란히 세금을 납부해야 하거나 이미 낸 세금을 반환 받을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면 종합부동산세법에서 일정 재산세액을 종합부동산세액에서 공제하도록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세관청이 제대로 공제하지 않고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한 경우가 다수 있었다. 이를 모르고 세금을 냈다가 90일이 지나고서야 알게된 국민은 잘못 낸 세금을 되돌려달라고 국가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했다. 법원은 과세처분의 위법을 인정하면서도, 그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하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국가의 세금 반환의무가 없다고 판결했다. 

국가의 과세처분이 위법함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그대로 세금을 납부해야 하거나 이미 납부한 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가. 즉 법원이 위법한 과세처분 하자의 정도가 중대하고도 명백한 경우에만 세금을 돌려주도록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위 질문에 대해 우리 헌법재판소는 "법적 안정성"이라고 답하고 있다. 즉 제소기간이 경과한 경우에도 과세처분의 효력을 다툴 수 있도록 하면, 그 과세처분으로 불이익을 받은 개인의 권리구제는 도모할 수 있지만, 그로 말미암아 제소기간의 규정을 두고 있는 현행 제도가 뿌리째 흔들리게 되고, 기존 법질서에 의해 형성된 법률관계와 이에 기초한 다른 개인의 법적 지위에 심각한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가의 과세처분은 국가와 국민 양자 사이에서, 국가가 국민에게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이어서 그에 기초한 다른 개인의 법적 지위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또 사회적으로 경제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커지면서, 과세처분은 형벌에 못지 않는 불이익처분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위법한 과세처분에 대해서는 형벌에 준하는 권리구제 수단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국가는 납세의무가 성립한 때로부터 최대 10년(상속세와 증여세의 경우 최대 15년)이 경과할 때까지 국민들에게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데도 국민들에게는 위법하게 부과된 세금에 대해 90일 안에 이의신청이나 조세심판청구 등의 불복절차를 반드시 취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형평에도 맞지 않다. 

때문에 국가는 위법하게 부과된 세금을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반환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할 책임이 있다. 

특히 과세처분에 관한 법률이 위헌이고, 그와 같이 위헌으로 무효인 법률에 근거한 과세처분의 경우에도 중대하고도 명백한 하자가 있는 경우에만 국가가 국민에게 세금을 돌려줘야 된다는 것은 조세법률주의 관점에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우리 헌법재판소법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 대해 장래효를 인정하면서,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에 대해서만 소급효를 인정하고 있다(제47조 제3항). 형벌 이외에 조세처분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조항에 대한 헌법재판소 위헌결정에 대해서도 소급효를 인정함으로써 위법하게 부과된 세금이 국민들에게 반환되는 범위를 지금보다 훨씬 확대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나라가 조세 선진국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길이다.

법무법인(유) 화우의 정재웅 변호사는 1999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31기로 수료한 후 화우에 입사했다. 조세 관련 쟁송과 자문이 주요 업무 분야다. 그 동안 법인세, 부가가치세, 소득세, 상속증여세, 관세 등 전 세목에 걸쳐 다수의 조세쟁송과 자문사건을 수행했다. 강남세무서, 서대문세무서 등에서 외부위원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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