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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 노동법]⑥작업장에서의 폭행피해, 산업재해 해당할까

[the L]쌍방 다툼에 의한 상해라도 경우에 따라 업무상재해 인정된 사례

편집자주[SOS 노동법]은 입사부터 퇴사에 이르기까지 직장인이 실제 현실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을 함께 고민해보는 코너입니다. 근로자의 시각과 입장에서 법을 쉽게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관련 판결 사례를 함께 소개합니다.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파트에서 협업하며 공동의 성과를 일구고 그 대가를 공유하는 장소가 바로 직장입니다. 하지만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이들이라고 해서 모두 마음이 맞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구성원들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기도 하고 심지어 서로간에 폭력을 휘두르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직장에서의 싸움으로 부상을 입었을 때 이를 산업재해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요. 또 그에 기초한 보상금(산재보상금)을 수령할 권한이 피해자에게 주어질까요.

직장내 폭력행사로 피해를 입은 것이 산업재해에 해당한다는 판례가 있습니다. 산업재해보상법에 의해 산재보험에 가입한 A사의 소속 근로자 2명(가해자)이 A사의 하청을 받아 부수공사를 수행하던 B사의 근로자(피해자)와 다툼이 생겼습니다. 

방수공사를 진행하던 가해자들의 작업현장에 피해자가 흙이 묻은 신발을 신고 들어왔다는 이유로 시비가 일었던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가해자들은 피해자에게 1개월 반 정도의 입원을 요하는 상해를 입혔습니다. 가해자들은 이로 인해 각각 기소유예, 징역 4개월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와 별도로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고로 인한 상해를 업무상 재해라고 판단하고 피해자에게 휴업급여, 장해급여, 요양급여 등 명목으로 1억3200여만원을 지급했습니다. 또 가해자 2명에 대해 구상권 명목으로 7000여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가해자들은 이번 사고가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는 등 이유로 근로복지공단의 구상금 청구가 부당하다고 항변했습니다. 1심에서는 근로복지공단이 일부승소했으나 2심에서는 전부패소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쌍방이 욕을 하며 서로 자극하고 몸싸움에 이르게 된 것"이라며 피해자가 상해를 입은 이번 사고에 대해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또 이번 사고가 업무상 재해가 아니기 때문에 근로복지공단이 가해자들에게 구상금을 청구하는 것도 잘못됐다고 판단했습니다.

상고심 역시 가해자들에 대한 근로복지공단의 청구를 기각했다는 점에서 2심과 결론을 같이했습니다만 업무상 재해여부에 대한 판단은 달랐습니다. 상고심은 이번 사고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원심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판결한 동시에 근로복지공단의 책임을 강조했습니다.

상고심은 기존 판례에서 확인된 업무상 재해의 기준을 재차 인용했습니다. 즉 직장내 폭력사건에서 피해자가 가해자를 자극하거나 도발한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으나 △직장 내 인간관계 또는 직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하는 위험의 현실화로서 △업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으면 상호간 다툼에 의한 폭력사건이라도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대법원 1995.1.24 선고, 94누8587)는 얘기입니다.

상고심 재판부는 "이번 사고는 건물신축 공사현장에서 작업 진행방식 내지 진행순서에 관한 근로자들 상호간의 의사소통 부족으로 인해 야기된 다툼"이라며 "직장 안의 인간관계 또는 직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이번 사건을 △가해자들과 피해자 사이의 사적관계에 기인한 경우라거나 △피해자가 직무의 한도를 넘어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도발한 경우라고 볼 수 없다며 "업무와 이번 재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다만 근로복지공단의 구상권 행사를 부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동료 근로자의 폭행 등) 사고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는 경우 그같은 사고는 마치 사업장 내 기계기구 등의 위험과 같이 사업장이 갖는 하나의 위험이라고 볼 수 있다"며 "그 위험이 현실화해 발생한 업무상 재해에 대해서는 근로복지공단이 궁극적 보상책임을 져야한다고 보는 것이 산재보험의 사회보험·책임보험적 성격에 부합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또 가해자와 피해자의 소속사가 각각 A,B사로 다르더라도 이는 산재법 단서조항에 의해 구상권을 청구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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