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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뇌물·횡령·배임 모두 수사"…구속영장 '만지작'

"이재용 뇌물·횡령·배임 모두 수사"…구속영장 '만지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사진=홍봉진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2,099,000원 상승10000 0.5%) 부회장에게 횡령·배임 등 기업범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지 여부까지 수사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당 초 뇌물공여 혐의만 고려했으나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61·구속기소)씨에 대한 뇌물이 회사자금으로 마련된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12일 브리핑에서 "뇌물공여뿐만 아니라 횡령·배임, 그리고 국회에서의 위증 혐의 등이 모두 수사팀의 고려사항"이라며 고 밝혔다.

이 부회장에 대한 전방위 수사 계획을 세운 특검팀은 구속영장 청구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박 특검과 별도의 티타임 없이 곧바로 조사에 임했다. 이 특검보는 "다른 피의자와 똑같이 진행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주요 기업인이나 공직자가 소환된 경우 수사팀의 수장과 차를 한잔 나눈 뒤 조사를 벌이는 게 관례지만 특검팀은 그만큼 상황이 엄중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의 진술 태도와 내용에 대해선 언급을 자제하면서도 그와 상관없이 혐의를 입증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 특검보는 '혐의를 부인하더라도 이를 보완할 물증이 충분한지' 묻자 "그 여부를 (브리핑에서) 말하기 곤란하지만 증거가 있는 경우 조사나 기소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128,000원 하락500 -0.4%)과 제일모직 합병 성사를 대가로 박 대통령과 최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뇌물공여), 국회에서 위증한 혐의(국회증언·감정법 위반) 등을 받는다. 여기에 기업범죄를 저지른 혐의도 추가될 수 있다.

이날 오전 9시 28분, 짙은 감색 정장에 와인색 넥타이 차림으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이 부회장은 '최씨 일가 지원을 직접 지시했나' '국민의 노후자금을 경영권 승계에 이용했다는 혐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등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작은 목소리로 "이번 일로 저희가 좋은 모습 못 보여드린 점, 국민들께 정말 송구스럽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얼굴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이 부회장은 한 차례 고개를 숙인 뒤 조사실로 향했다.

이 부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는 것은 2008년 2월 28일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 사건 이후 9년 만이다. 당시 조준웅 특검팀은 전무였던 이 부회장을 불러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수사했다.

이번 수사 정점으로 꼽히는 이 부회장이 전격 소환됨에 따라 박 대통령을 겨냥한 특검팀의 '뇌물죄' 수사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또 SK·롯데그룹 등 다른 대기업으로도 수사가 확대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에 유리한 구도를 점하기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나섰고, 박 대통령에게 이를 도와달라고 요청한 대가로 최씨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검팀은 삼성물산 합병과 최씨 지원을 일종의 '대가성 거래'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 합병은 2015년 7월 '청와대-보건복지부-국민연금공단'으로 이어지는 지시라인을 통해 성사됐다. 청와대는 복지부를 동원해 삼성물산 대주주인 국민연금에 "합병 찬성표를 던지라"고 압력을 넣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삼성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53개 대기업 전체 출연금(774억원) 26.4%에 달하는 204억원을 냈고, 최씨 딸인 승마선수 정유라씨에게 220억원 지원을 약속한 뒤 80억원을 지급했다. 또 최씨 조카 장시호씨가 실소유한 한국동계영재스포츠센터에 16억여원을 후원했다.

삼성은 지금까지 "대통령 압박에 못 이겨 최씨를 지원한 것"이라며 '피해자'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검찰 조사에서 "실무진이 결정한 일이고 일련의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이 같은 입장이 이번 조사에서 달라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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