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 국정농단 사건 수사 특별검사팀'을 이끄는 박영수 특별검사가 19일 오후 서울 대치동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이 삼성의 '정유라 지원 의혹'이 불거진 직후 독일로 건너가 최순실씨(61·구속기소)와 대책회의를 한 정황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포착됐다.

19일 특검에 따르면 박 사장은 지난해 9월2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호텔에서 최씨와 회동했다. 이때는 삼성이 최씨 딸 정유라씨(21)에게 20억원 상당의 명마 '비타나V'를 사준 경위 등을 두고 의혹이 불거진 시기다.

이 자리에서 최씨는 삼성이 최씨 일가를 2017년까지는 지원해주고, 기존과 다른 경로를 통해 정씨의 말을 더 사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두 사람은 최씨의 회사 직원 중 야당 의원과 친분이 있어 입 단속을 시켜야 하는 사람의 이름을 거론하고 정씨가 SNS를 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메모는 삼성그룹 미래전략실까지 보고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를 포함해 다수의 증거를 토대로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강요를 당한 피해자가 아닌 뇌물공여 혐의의 피의자로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그러나 법원은 이날 새벽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잘실질심사)을 맡은 조의연 영장전담부장판사는 뇌물수수자로 지목된 박 대통령을 조사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영장 청구를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다음달 초쯤 박 대통령을 대면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