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모습/사진=뉴스1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결과가 빠르면 2월 말쯤 나올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이번 주 중 전체 일정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헌재의 결론 시점에 따라 대선 시계는 물론 박 대통령이 일반인 신분으로 특검 수사를 받게 될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오는 23일과 25일 각각 8회, 9회 변론기일을 진행해 국회와 박 대통령 측의 추가 증인 채택, 기존 증인 철회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헌재가 최종 채택된 증인들을 놓고 신문 일정을 잡으면 탄핵심판 결과가 나오는 시점도 예측 가능해진다. 변론이 끝나는 때를 기점으로 결정 선고일을 가늠해볼 수 있는 탓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엔 변론이 끝난 뒤 결정문이 나오기까지 2주가 걸렸다.

빠른 심리를 원하는 국회는 기존에 신청했던 이재만·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 등 증인 10명을 철회했다. 시간을 아끼는 차원에서 진술조서가 채택된 이들을 중복신문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대신 K스포츠재단에서 일했던 정현식씨와 노승일씨, 박헌영씨 등 3명을 새롭게 증인으로 신청했다. 국회 측 주장을 입증할 이들로 추렸다.

반대로 시간을 끌어야 하는 박 대통령 측은 기존 신청을 철회하지 않는 동시에 추가로 증인 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국회가 뇌물죄 등의 죄명을 뺀 탄핵소추사유서 수정안을 제출키로 한 것에 대해서도 본회의 의결을 다시 거쳐야 한다는 논리로 제출 저지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헌재는 6주 동안 준비기일을 3차례, 변론기일을 7차례 열었다. '국정 농단' 파문의 장본인 최순실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이영선·윤전추 행정관 등 9명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오는 28일까지 신문 일정이 남은 증인은 모두 6명이다. 23일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현 정부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했던 차은택씨,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등 3명에 대한 신문이 예정돼 있다. 오는 25일엔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 고영태씨, 류상영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될 계획이다.

핵심 증인인 최씨 등에 대한 신문이 이미 진행된 만큼 남은 일정이 지나온 일정보다 더 적을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본격 심판절차 이전부터 '박한철 소장 퇴임(1월31일) 후, 이정미 재판관 퇴임(3월13일) 전' 결과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헌재가 지금까지 그랬듯 앞으로도 주 2~3차례 변론을 진행할 경우 다음 달 안에 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만약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인용될 경우 정치권에서 내다본 '벚꽃 대선'이 치러질 전망이다.

아울러 박 대통령에 대한 박영수 특별수사팀의 강제 수사도 가능해진다. 현직 대통령 신분의 굴레를 벗을 경우 구속영장 청구 등에서 제약이 없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다음 달 말 수사기간이 끝나지만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허가가 있을 경우 3월 말까지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