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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 청사 |
한 달 반 동안 근무하던 학원에서 해고예고 통보를 받지 못한 채 해고당한 영어강사가 140만원의 해고예고수당을 청구한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이 강사는 1,2,3심에서 모두 패소했지만 헌법소원 심판을 통해 관련 법령의 위헌판결을 얻어낸 후 재심을 청구한 끝에 승소했다. 그가 해고당한 지 약 8년만의 승소다.
대법원 제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김 모씨가 학원 운영자 송 모씨를 상대로 해고예고수당을 청구한 소송의 재심판결을 통해 원심판결의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다고 29일 밝혔다.
김 씨는 월급 22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송 씨의 학원에서 2009년 5월 하순부터 근무했다. 김 씨는 근무를 개시한 지 1개월 반이 경과한 2009년 7월초에 예고없이 해고됐다. 김 씨는 송 씨가 30일 전에 해고를 예고했어야 함에도 그러지 않았다며 해고예고수당과 지연손해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때부터 김 씨의 지난한 싸움이 진행됐다. 2013년 1월에 1심은 "근로기준법 제35조3호에 의해 월급근로자로서 6개월이 되지 못한 김 씨에게는 근로기준법 제26조의 예고해고제도가 적용되지 않는다"며 그의 청구를 기각했다. 같은 해 9월에 열린 2심판결에서도 같은 이유로 김 씨의 항소가 기각됐다.
근로기준법 제26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 때 최소 30일 전에 해고예고 통지를 해야 하고 예고를 하지 않았을 때는 30일분의 통상임금을 지급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다만 같은 법 제35조는 △일용근로자로서 3개월을 계속 근무하지 않은 자 △2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해 사용된 자 △월급근로자로서 6개월이 되지 못한 자 △계절적 업무에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해 사용된 자 △수습사용 중인 근로자 등에 대해서는 예고해고제도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씨는 항소심이 진행되던 중 근로기준법 제35조3호의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2심법원에 제기했으나 이마저도 기각결정을 받았다. 2014년 1월에 열린 상고심에서도 김 씨의 주장은 모두 배척됐다.
하지만 김 씨는 2심법원의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 기각에도 굴하지 않고 별도로 헌법재판소에 '월급근로자로서 6개월이 경과하지 않은 자'에 대해 예고없이 해고할 수 있다고 한 해당 규정의 위헌여부를 심사해달라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고 해당 조항의 위헌판결을 얻어냈다.
2015년 12월 헌재는 "해고예고제도의 본래 취지가 일방적으로 일자리를 잃게 되는 근로자로 하여금 새 일자리를 알아보는 등 대책을 강구할 수 있는 여유를 주고자 하는 데 있다"며 "근로관계 종료 전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에게 해고예고를 하도록 하는 것은 개별 근로자의 인간 존엄성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근로조건 가운데 하나에 해당하므로, 해고예고에 관한 권리는 근로의 권리의 내용에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또 해당 조항이 합리적 이유 없이 근무기간 6개월 미만의 월급근로자를 해고예고제도 적용에서 제외한 것은 김 씨의 근로의 권리를 침해하고 합리적 근거 없이 6개월 미만 월급근로자를 차별하고 있다며 헌법에 위반된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헌재의 위헌결정문을 송달받고 지난해 2월에 재차 재심을 청구했다. 대법원은 이달 1월에 열린 재심판결을 통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원심판결 선고 후 위헌으로 결정돼 그 효력을 상실했고 이 조항을 적용해 판단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며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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