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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판례氏] 무자격 중개사와 맺은 중개수수료 약정은 무효

[the L]부동산 거래 질서·공정성을 해할 우려…강행규정 위반으로 이미 맺은 약정이라도 인정 안 돼

편집자주[친절한판례氏]는 중요하거나 의미있는 과거 판례를 더엘(the L) 독자들에게 최대한 쉽고 친절하게 소개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최근 이사를 하기로 해서 부동산에서 계약을 한 A씨. 계약하며 부동산중개인 B씨에게 중개수수료를 주기로 했지만 사정으로 지급 일자를 미뤘다. 지급 일자에 중개수수료를 주면 되겠다고 생각하고 잠시 이를 잊었던 A씨.

그런데 이후 B씨가 사실은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없는 무자격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이미 맺은 계약을 취소하기도 번거롭고 집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는 상황이었다. A씨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없는 무자격자와 이미 중개수수료를 주기로 약속을 했다고 해도 이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 이에 따르면 A씨는 중개수수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

대법원은 "공인중개사 자격이 없는 원고가 중개사무소 개설 등록을 하지 않은 채 부동산 매매 계약을 중개하면서 당사자와 사이에 체결한 중개수수료 지급약정은 강행규정에 위배돼 무효"라고 판단한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2008다75119 판결)

대법원 재판부는 "공인중개사 자격이 없는 자가 부동산 중개업 관련 법령을 위반해 중개사무소 개설 등록을 하지 않은 채 부동산 중개업을 하면서 체결한 중개수수료 지급약정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행위는 투기적·탈법적 거래를 조장해 부동산 거래 질서의 공정성을 해할 우려가 있다"고 봤다.

또 재판부는 "전문성을 갖춘 공인중개사가 부동산 거래를 중개하는 것은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고, 만약의 경우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보증보험 등에 의한 손해 전보를 보장할 수 있는 등 국민 개개인의 재산적 이해관계 및 국민생활의 편의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커 이에 대한 규제가 강하게 요청된다"고 말했다.


무자격자의 부동산 중개를 막기 위해서는 형사적 제재를 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경제적 이익을 얻는 것까지 막을 필요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공인중개사 관련 법률을 강행규정으로 해석했다. 강행법규를 위반한 행위는 바로 무효가 되기 때문에 어떤 법조항이 강행규정인지를 알고 있는 것은 중요하다. 


강행규정이란 당사자의 생각과는 상관없이 강제로 적용되는 법률 규정을 말한다. 이에 반대되는 말은 임의규정이라고 하는데 당사자의 의사에 의해 적용할지 하지 않을지를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강행규정과 임의규정의 구별은 그 규정만을 봐서는 알 수가 없다. 그 법이 제정된 목적과 규정이 담고 있는 내용 등을 따져 법원에서 구체적으로 판단을 내릴 때까지는 판단이 불가능하다. 


◇판례팁= 공인중개사 자격이 없는 무자격자에게 중개 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한 약정은 강행규정 위반으로 무효기 때문에 이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 관련 법률은 강행규정으로 해석돼 이에 따라 관련 법률을 어긴 무자격자의 부동산 중개 수수료 지급 약정은 그 자체로 무효다. 그러므로 사례의 A씨는 수수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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