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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판례氏] 잔금까지 다 냈는데 불 타버린 물건들…보상받나?

[the L] 매수인은 물건 대신 보험금 받을 수 있어

편집자주[친절한판례氏]는 중요하거나 의미있는 과거 판례를 더엘(the L) 독자들에게 최대한 쉽고 친절하게 소개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물건을 구입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이 체결된 뒤에 발생한 사정으로 인해 매수인이 약속한 날짜에 물건을 넘겨받지 못하게 된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한 경우, 그 상황이 매수인의 고의로 발생된 것이 아닌 이상 매도인으로서는 매수인을 보호해줘야 할 의무가 생기게 된다.

 

이런 경우 채권자인 매수인은 채무자인 매도인에게 물건을 전보배상, 즉 이행을 대신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러한 물건 매매계약 이행불능과 관련해 손해배상이 문제됐던 대법원 판례(2013다7769)가 있다.

 

A씨는 정부를 대신해 경계지역 비계열농가로부터 냉동육계를 구입해 각 지역의 창고에 보관하는 일을 했다. 2008년 8월, B씨는 이 A씨로부터 그가 보관하는 냉동육계 약 300kg을 1kg당 1400원에 인수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을 했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지역 창고들 중 하나의 냉동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그곳에 보관 중이던 육계 120kg이 모두 소실되고 말았다. 화재 당시는 이미 B씨가 A씨에게 육계 300kg의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한 뒤였다.

 

A씨가 화재로 인해 B씨와 계약한 육계 300kg 중 120kg를 넘겨줄 수 없게 되자, B씨의 손해를 어떻게 보호해줘야 하는지가 문제됐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A씨가 화재사고를 이유로 지급받게 될 화재보험금과 화재공제금을 B씨가 받는 것(대상청구권의 발생)으로서 B씨의 손해를 보호해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매매의 목적물이 화재로 소실돼 채무자인 매도인(A씨)의 매매목적물에 대한 인도의무가 이행불능이 됐다면, 채권자인 매수인(B씨)은 위 화재사고로 인해 A씨가 지급받게 되는 화재보험금, 화재공제금에 대해 대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대상청구권(代償請求權)이란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이행을 할 수 없는 상태인 이행불능상태가 발생한 경우, 대신 같은 이유로 채무자가 그 이행 목적물을 대신해 얻은 이익이 있다면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그 디신 얻은 이익을 자신에게 달라며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손해보험은 본래 보험사고로 인해 생길 피보험자의 재산상 손해의 보상을 목적으로 하는 것(상법 제665조)"이라며, "보험자가 보상할 손해액은 당사자 간에 다른 약정이 없는 이상 그 손해가 발생한 때와 곳의 가액에 의해 산정하는 것(상법 제676조 제1항)"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논리에 따라 B씨에게 인정되는 대상청구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목적물에 대해 지급되는 화재보험금, 화재공제금 전부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청구권이며, 화재가 발생해 A씨가 B씨에게 육계를 넘겨줄 수 없게 될 당시(인도의무의 이행불능 당시)까지 B씨가 A씨에게 지급한, 또는 지급하기로 약정한 매매대금 액의 한도 내로 그 범위가 제한되지 않는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이다.

 

그 결과 B씨는 A씨가 소실된 육계에 대해 얻게 된 화재보험금과 화재공제금을 자신에게 달라고 청구를 할 수 있게 됐다.

 

 

◇ 판례 팁 = 대상청구권은 우리 법에 명문으로 규정돼있는 권리가 아니다. 하지만 학계의 다수설은 공평의 원칙을 근거로 이행불능에 따라 대상청구권이 발생하는 것이 맞다고 보고 있다. 우리 대법원(92다4581) 역시 해석상 이행불능의 효과로서 채권자에게 대상청구권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고 있다.

 

 

◇ 관련 조항

- 민법

제390조(채무불이행과 손해배상)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상법

제664조(상호보험, 공제 등에의 준용) 이 편의 규정은 그 성질에 반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상호보험, 공제,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계약에 준용한다.

 

제665조(손해보험자의 책임) 손해보험계약의 보험자는 보험사고로 인하여 생길 피보험자의 재산상의 손해를 보상할 책임이 있다.

 

제676조(손해액의 산정기준)

① 보험자가 보상할 손해액은 그 손해가 발생한 때와 곳의 가액에 의하여 산정한다. 그러나 당사자간에 다른 약정이 있는 때에는 그 신품가액에 의하여 손해액을 산정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손해액의 산정에 관한 비용은 보험자의 부담으로 한다.

 

제683조(화재보험자의 책임) 화재보험계약의 보험자는 화재로 인하여 생긴 손해를 보상할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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