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

우병우 수사, 안하는 것이냐 못하는 것이냐

[the L][조대진 변호사의 法으로 본 시사이슈]박영수 특검,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해야 성과 인정받을 수 있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 중 웃음을 짓고 있다. 2016.12.22/사진=뉴스1
횡령과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의뢰 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6.11.6/사진=뉴스1


특검 수사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 '검찰단계'에서 지지부진하던 사안들이 특검의 거침없는 수사력 앞에서 이제야 하나 둘씩 실체적 진실의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원칙대로의 대면조사 방침은 물론이고, 삼성의 정유라 부당 지원 특혜 의혹에 대한 수사도 거침이 없다. 한번 구속영장 신청이 기각된 삼성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유래없는 구속영장 재청구'에 당사자인 삼성측은 물론 법조계 인사들도 놀라워 하는 눈치이다. 지금까지 한번 구속영장이 기각된 재계 총수에 대해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하는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다.

'법꾸라지'라고 불릴정도로 화려한 법조경력을 자랑하며 철벽방어를 자랑하던 김기춘 전 비서실장까지 구속시켰으니, 특검의 기세와 의지가 얼마나 대단한지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수 있을 정도다.

이렇게 거침없는 특검의 조사는 반환점을 돌아, 이제 1차 종착지를 앞두고 있다. 시험성적으로 치자면 90점은 줘도 될듯 싶다. 그런데 이런 후한 평가에도 찜찜하게 뭔가가 강하게 남아있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바로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한 조사다. 거침없는 수사와 그 성과에 후한 점수를 주더라도, 국민들은 특검이 풀지 못하고 있는 그 문제(아니 어쩌면 일부러 풀지 않고 있을수도 있는)때문에 아직은 많이 찜찜한 것이다.

사실 우 전 수석은 최순실 국정농단의 중요한 한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와대의 중요한 인사·감찰자료는 모두 민정수석실을 지나게 돼 있다. 관련해 거침없는 의견을 개진할 수도 있다. 

민정수석은 세간에 잘알려진대로, 검찰에 대한 장악력을 바탕으로 정부가 국정활동을 하는데 있어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해준다.(이는 민정수석의 본래 기능과는 거리가 먼 것이나, 사실상 현정부 들어 이 같은 성향으로 더 변질됐음은 부인할수 없다)

이러한 막강한 민정수석의 위치때문에, 현 최순실 국정농단의 상황을 민정수석실도 당연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보는 것은 합리적인 의심이다.

국정농단 중심에 우 수석이 깊숙이 개입돼있을 것이라는 점은, 합리적 의심말고도 각종 직간접적인 증거를 통하여도 충분히 추단되는 상황이다.

즉 이렇게 직간접적인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에 대한 증거들이 넘쳐남에도 특검은 유난히 우 전 수석에 대한 조사만 머뭇거리고 있다. 심지어 소환기일조차 잡지 못한 것을 두고 '대통령보다 우병우가 더 높았던거 아니냐'라는 우스개 소리도 흘러나온다.

대체 우병우는 왜 못부르는, 아니 안부르는 것인가. 이에 대해서는 몇가지 근거있는 추측들이 있다.

첫째 직접적인 물증을 확보하지못해 소환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우 전 수석이 받고 있는 의혹이 대부분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인데 사실상 실무에서는 이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기소를 위해서는 명백한 직무유기정황을 입증할수 있는 직접 증거가 필요한데 이같은 물증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가장 실효적인 것이 청와대 민정 수석실의 압수수색인데 청와대의 극렬한 거부로 이루어 지지못하는 상황이니 특검이 애만 태우고 있을 거라는 추측이다.

하지만 이런 의견에 대해 선뜻 이해가 가지는 않는다. 압수수색을 통하여 더욱 직접적인 증거를 확보하면 좋을 것이겠지만 이미 간접적인 정황들이나 관련 당사자들의 구체적인 증언들만으로도 충분히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한 혐의를 입증할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이유에서다. 구체적인 물증을 나올때까지 멍하니 기다리는 것보다는 일단 조사를 시작하는 게 나을 것 같다.

두번째로는 특검내 파견검사들의 소극적인 태도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일응 가능하고 또 충분히 의심되는 대목이다. 물론 열심히 하고 있는 검찰 파견 특검 수사관 및 검사들을 막연히 비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일부언론에서 최근 특검내에서 검찰출신 수사관과 변호사 출신 수사관들 사이에서, 우 전 수석 소환을 두고 갈등이 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아닌 땐 굴뚝에 연기나랴'의 심정인 건 분명하다.

이유야 어쨌든 저런 풍문이 맞다면, 검찰 출신 수사관들이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가 소극적이고 껄끄러울 수 밖에 없음은 당연할 것이다.

'같은 검찰밥'을 먹은 식구여서 그럴테고 우 전 수석이 받고 있는 혐의 때문에 더욱 그럴것이다. 현재 우 전 수석의 큰 혐의 중 하나가 '롯데 압수수색전 70억원 반환'에서 압수수색 정보를 롯데에 흘려 줬던 당사자가 아니냐는 것이다. 즉 이런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서는 해당 압수수색과 관련한 당사자들을 공범 선상에 놓고 조사해야 하는 데 관련 당사자들은 결국 검찰 구성원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다시말해 검찰서 파견된 검사·수사관들이 특검종료뒤 돌아가야할 친정에 칼끝을 겨눠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직접적인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는 수사가 어렵다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모두 '상황에 가정한 의심'일 뿐 일 수 있다. 하지만 이유야 어떠하든지 간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무엇이든지간에 이제 특검은 10여일 밖에 남지않았다. 물론 연장이 가능하지만, 지금 황교안 권한대행의 태도로 볼때 낙관하기 힘들다.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서는 구속영장 재청구라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대통령에 대해서도 대면조사소환에 대한 최후통첩을 예정하고 있다.

이제 특검이 마지막으로 보여줘야 할 것은,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다.

국민들은 우 전 수석이 제대로 조사를 받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특검의 성과에 대해서도 평가절하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검은 명심해야 한다. 국민들은 우 전 수석이 기자를 째려보던 모습과 검사앞에서 당당히 팔짱끼고 웃던 모습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이제 특검이 마지막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법무법인 동안의 조대진 변호사는 1기 전국 로스쿨 대표자 협의회 회장 출신으로 경실련 소비자 정의센터 운영위원, 아름다운 가게 법무윤리경영실 변호사 등 공익·시민단체 활동에도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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