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특검 수사 기간 연장을 두고 줄다리기를 시작했다. 특검팀은 황 권한대행에게 수사기간 연장을 공식 요청했다. 앞서 황 권한대행은 특검 수사 기간 연장에 대해 미적지근한 입장을 견지해왔다.

특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오늘 황 권한대행에게 수사기간 연장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특검법에 따르면 특검은 공식 수사 종료일 3일 전(오는 25일)까지 기간 연장 신청을 할 수 있다. 이 특검보는 예정보다 앞서 수사기간 연장을 신청한 이유에 대해 "수사 대상이 상당히 많아 (피의자들에 대한) 기소와 불기소 여부 등 수사 결과를 미리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수사기간 연장) 승인 여부를 사전에 알 수 있을 경우 수사기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사 기간이 10여일 남은 상황에서 기간 내 수사를 완료할 수 없을 것이 확실하다는 점도 조기 연장 신청서를 낸 이유다. 이 특검보는 "현재 수사기간 종료일 2월28일 기준으로 특검법 수사대상에 대한 수사를 모두 완료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승인 기관인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러한 사정을 모두 검토함에 있어 상당한 시간 필요할 거라는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1일 현판을 내건 특검은 아직 삼성 외 대기업 뇌물죄 수사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수사 등은 제대로 손도 못대고 있다. 특검 측은 이미 수사 기간 연장이 안되면 삼성 외 기업 수사는 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우 전 수석의 경우 아직 소환조사 조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특검은 30일간 수사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특검법 제9조는 준비기간 20일을 포함해 특검 수사 기간은 총 90일이고, 한 차례에 한해 30일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현재 박근혜 대통령이 권한정지 상황이기 때문에 승인 권한은 황 권한대행에게 있다.

황 권한대행이 특검 수사 기간 연장을 승인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황 권한대행은 지난 1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특검 수사 기간 연장에 대해 "아직 연장 검토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황 권한대행은 당시 "(특검이 기간 연장)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20일 동안 열심히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냐. 그렇게 할 일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황 권한대행이 특검 기간 연장에 부정적인 것으로 보고 특검법을 개정해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63명은 지난 6일 특검수사 기간을 50일 연장하는 특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안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