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공여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특별검사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시간 가까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고 서울구치소로 돌아갔다. 이 부회장은 구속 후 처음으로 특검에 소환돼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이 부회장이 구속 후 수사 대응 전략을 수정해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한 다른 진술을 했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이 부회장은 18일 오후 10시8분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서 나와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돌아갔다. 이날 오후 2시20분쯤 특검사무실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지 7시간 40분 만이다.

이 부회장을 기다리던 취재진은 '여전히 강요에 의한 피해자라고 생각을 하나', '경영권 승계의 대가로 최순실씨를 지원한 것을 인정했느냐'고 물었지만,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특검에 도착했을 때처럼 수갑을 차고 포승줄에 묶인 모습으로 법무부 호송 차량에 올랐다.

이 부회장은 뇌물공여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전날 새벽 5시30분쯤 구속됐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경영권 승계 과정 전반에서 각종 특혜를 받는 대가로 최순실씨 일가에 433억원대 지원을 약속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최씨 지원에 나서기 위해 회사자금 298억원을 빼돌린 혐의도 적용됐다.

특검은 이날 이 부회장에게 뇌물공여를 비롯한 혐의 전반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특히 특검은 박 대통령의 뇌물 의혹과 관련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여전히 강요에 의해 돈을 건넨 피해자일 뿐 특혜를 받거나 부정한 청탁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특검이 새롭게 제시한 증거 등으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만큼 이전과 다른 진술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 대한 보강 조사를 진행한 뒤 이달 28일 공식 수사기간이 종료되기 전에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이 부회장 기소 시점에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황성수 삼성전자 대외협력스포츠기획팀장(전무) 등 삼성 주요 임원들에 대한 신병·사법처리 여부도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