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기간 연장을 두고 황교안 권한대행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공식 수사 기간 종료일이 7일 앞으로 다가온 특검은 황 권한대행의 연장 승인을 기다리고 있지만, “관련 법에 따라 검토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 할 뿐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특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21일 브리핑에서 수사 기간 연장과 관련해 “(황 권한대행 측에서)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했다”며 “수사기간 연장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수사에) 장애를 받고 있다”고 황 대행을 압박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4당은 이날까지 수사기간 연장 요청에 대한 황 대행의 입장 표명이 없어 오는 23일 본회의에서 특검법 개정안을 처리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법사위 통과는 물론 정세균 국회의장의 직권상장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기간 연장의 ‘열쇠’는 황 권한대행이 쥐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를 위한 특검법은 특검이 정해진 기간 내에 수사를 끝내지 못하면 기간을 30일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수사 기간 만료 3일 전 특검이 기간 연장 신청을 하고, 대통령은 수사기간 만료 전에 승인 여부를 특검에 알려야 한다. 황 권한대행은 이를 근거로 기간 만료 전에만 승인 여부를 결정해주면 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나아가 통상적으로 수사기간 만료 하루 전 결정을 해왔다는 것이 황 권한대행 측의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 특검의 요청이 있으면 수사 기간을 연장해주는 것이 일종의 ‘관행’으로 여겨졌다. 역대 11번의 특검 수사 중 기간 연장이 거부된 것은 단 두 번에 불과했고, 연장 승인 거부는 이례적인 결정으로 논란이 되곤 했다.

2012년 구성된 이명박 대통령 사저 의혹을 수사한 특검은 수사기간 만료 5일 전에 수사기간 연장 신청을 했지만, 이 전 대통령은 ‘정치 특검의 편향성을 우려한다’며 3일 후 승인 거부를 통보했다. 결국 이틀 후 수사는 종결됐다.

2003년 대북송금 사건 특검 역시 수사종료일 5일 전 수사기간 연장을 요청했다. 당시 특검 연장을 두고 여야간 대립이 첨예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은 승인 신청을 받은 3일 뒤 남북관계 악영향을 우려하며 승인을 거부, 이틀 후 수사는 종료됐다.

이외 9번의 특검은 모두 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었다. 대통령들은 대부분 승인 신청을 받은지 3일 이내에 승인 결정을 내렸다.

2012년 이명박 대통령 후보시절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구성된 ‘BBK’ 특검의 경우 수사 종료일 8일 전 연장 신청을 했고, 그 다음날 곧바로 승인 받았다.

2001년 이용호 G&C그룹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한 특검은 수사기간을 두 차례 연장했다. 1차 수사기간 연장 시에는 만료 사흘 전 연장 신청을 해 하루 전 승인을 받았다. 2차 수사기간 연장 역시 만료일 사흘 전 연장신청을 해 곧바로 연장 승인을 받았다.

대통령 승인 없이 특검의 보고만으로 기간이 연장된 경우도 있다. 2008년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한 특검은 대통령에게 사유 보고만 하면 곧바로 기간 연장을 할 수 있었다. 2004년 노무현 측근 비리를 수사한 특검 역시 대통령의 승인 없이도 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이 특검보는 ‘세월호 7시간 의혹’에 대해 “비선진료, 의료비리 관련 수사 결과 발표 시 어느 정도의 결과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 의혹이 해소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