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김휘선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수사기간 만료를 이틀 앞둔 2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8)을 재차 소환했다. 지난 17일 구속 이후 다섯 번째다.

이날 오전 9시48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이 부회장은 '여전히 뇌물공여 혐의를 부인하는지' '심경이 어떤지' 등을 묻는 기자들의 말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이 부회장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정장 코트 차림에 수갑을 차고 포승줄에 묶인 모습이었다. 이 부회장은 전날에도 특검에 나와 7시간 넘게 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이 기간 연장을 승인하지 않는 한 오는 28일로 공식 활동을 마친다. 이 경우 그에 앞서 이 부회장을 재판에 넘겨야 한다.

현재 특검은 이 부회장 공소장 작성에 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막바지 보강 조사를 통해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주요 임원들의 공소사실을 정리할 방침이다.

이 때문에 특검은 이날 오후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66)도 불러 조사한다. 최 실장은 이 부회장의 공범으로 분류된다.

만약 황 권한대행이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을 허가할 경우 특검은 이 부회장의 기소 시점을 미룰 방침이다. 이 같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 기간을 다음달 8일까지 연장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편의를 봐줄 것을 부탁하고 그 대가로 최순실씨(61·구속기소) 측에 433억원의 뇌물을 주기로 약속한 혐의(뇌물공여) 등을 받는다.

이 부회장은 여전히 "부정한 청탁이나 어떤 대가가 없었고 강요에 못 이겨 돈을 줬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