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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판례氏]부동산 매매 계약 직후 면적 30%가 도로편입됐다면?

[the L]주택 건설하기 위해 토지 매입…건설 못하게 됐다면 동기의 착오라도 계약의 중요 부분에 관한 착오에 해당해 계약 취소 가능

편집자주[친절한판례氏]는 중요하거나 의미있는 과거 판례를 더엘(the L) 독자들에게 최대한 쉽고 친절하게 소개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부동산 매매 계약을 할 때 면적의 일부가 도로에 편입된다는 설명을 듣고 주택을 건설하기 위해 계약을 체결했는데 막상 실제로는 훨씬 많은 부분인 계약 면적의 30%가 도로에 편입돼 주택을 건설할 수 없게 됐다면 이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있다.


A씨와 B씨는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때 A씨는 주택을 건설할 생각이었고 이를 B씨도 알고 있었다. 해당 토지는 도로에 편입될 예정이었는데 이에 대해 중개인은 대상 토지 중 20~30평 정도만 해당되고 나머지 부분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A씨는 나머지 부분만 가지고 주택을 지을 수 있다고 생각해 해당 토지를 사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이후였다. 생각보다 대상 토지의 많은 부분이 도로에 편입되면서 A씨는 난감해졌다. 대상 토지 중 197평, 결과적으로 전체 면적의 약 30%에 해당하는 토지가 도로에 편입됐다. 남은 부분만으로는 주택을 지을 수 없게 된 A씨는 계약을 취소하려 했다. 그러나 B씨는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맞섰고 결국 사건은 대법원까지 가게 됐다. 대법원은 이에 대해 어떻게 판결했을까.


대법원은 A씨가 착오를 이유로 매매 계약을 취소한 것을 인정한 원심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2000다12259 판결)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동기의 착오가 법률행위의 내용의 중요부분의 착오에 해당함을 이유로 표의자(여기서 A씨)가 법률행위를 취소하려면 보통 일반인이 표의자의 입장에 섰더라면 그와 같은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으리라고 여겨질 정도로 그 착오가 중요한 부분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A씨의 매매계약의 동기는 주택을 건설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토지의 많은 부분이 도로에 편입돼 주택을 건설하지 못하게 됐다. 이것을 동기의 착오라고 한다. 그런데 이 동기의 착오가 계약의 중요부분의 착오여야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만약 이 사실을 알았다면 A씨는 토지를 사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A씨의 동기의 착오는 계약의 중요부분에 대한 착오로 볼 수 있다. 따라서 A씨는 이 법률행위(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A씨가 중대한 과실(중과실)로 착오를 해 계약을 하게 된 것이라면 아무리 동기의 착오가 중요하다 하더라도 계약을 취소할 수 없다. 중과실은 A씨의 직업, 행위의 종류, 목적 등에 비춰 보통 요구되는 주의를 현저히 결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기준에 따라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던 A씨가 중개인 등의 말만 듣고 착오에 빠진 것에 대해 중과실이 없다고 판단했다. 중과실이 있다면 계약을 취소할 수 없게 되지만 A씨에게는 중과실이 없기 때문에 계약을 취소할 수 있게 됐다.


◇ 판례 팁 = 동기의 착오를 이유로 표의자가 법률행위를 취소하려면 그 착오는 보통 일반인이 표의자의 입장에 섰더라면 그와 같은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으리라고 여겨질 정도로 중요한 부분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 중요 부분에 대한 착오에 해당해 계약을 취소할 수 있더라도 만약 그 착오가 중과실에 의한 것이면 계약을 취소할 수 없다. 이때 중과실 판단 기준은 직업, 행위의 종류, 목적 등에 비춰 보통 요구되는 주의를 현저히 결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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