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임종철 디자이너<br>

예술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학생들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시인 배용제씨(53)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정현)는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배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배씨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예술고등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사로 근무하면서 자신이 가르쳤던 학생 5명을 수차례 성폭행하고 몸을 더듬은 혐의를 받는다. 배씨는 학교 복도에서 여학생을 향해 성희롱성 발언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배씨는 "내가 사람 하나 등단시키거나 문단 내에서 매장시키는 건 일도 아니다"라며 문학계 내 영향력을 과시했고, 이를 범행에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내가 과외를 해 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 같다"며 겁을 주고 성추행하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학생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배씨 범행을 폭로했다. 배씨는 지난해 10월 개인 블로그에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는 취지의 글을 게시했다.

배씨는 199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서 '나는 날마다 전송된다'로 등단해 문인 활동을 시작했다. 2015년 시집 '다정'으로 이름을 알렸다. 배씨는 이 시집으로 지난해 8월 '올해의 남도시인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