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 선거 혐의로 재판을 받은 함양산청축협 조합장이 결국 당선 무효됐다.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22일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320시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날 대법원의 확정 판결로 지난 2015년 3월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에서 함양산청축협 조합장으로 당선된 양모씨의 당선은 무효가 됐다. 조합장 선거 당선자가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 징역형 또는 벌금 100만원 이상 범금형 판결을 받으면 당선은 무효가 된다.

양모씨는 조합장 선거일 사흘 전 조합원인 김모씨에게 찾아가 "다른 조합원 12명에게 1인당 10만원씩 나눠주고 수고비로 사용하라"며 현금 130만원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복사 80시간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양모씨는 "상하관계가 아닌 김씨에게 지시나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지위가 아니다"며 "김씨의 요구에 따라 돈을 줬을 뿐 조합원들에게 돈을 주라고 구체적, 직접적으로 지시한 적은 없다"며 형이 부당하다고 항고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오히려 형을 더 높였다. 재판부는 "증거 인멸을 위해 조합원 명부를 태우는 등 범행 후 정황이 좋지 않다"며 "변명으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를 볼 때 범행에 대해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지역축협 조합장 선거는 선거권자가 적고 특정 집단 안에서 이뤄진다는 특성으로 과열·혼탁선거, 선거비리 가능성이 높고,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점에서 선거 공정성을 훼손한 행위는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