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직권남용 등 13개 혐의로 31일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판에서 '역사의 법정'으로 통하는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 서게 될 지 주목된다.

그간 국민적 관심이 높거나 많은 방청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사건 등의 경우 해당 재판부는 150석 규모의 대법정 사용을 신청하곤 했다.

과거 전두환(86)·노태우(85) 두 전직 대통령이 12·12 쿠데타 및 비자금 사건으로 이 법정을 거쳤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58)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67) 등도 이곳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75)은 1995년과 2008년 각각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와 삼성그룹 비자금 사건으로 이 곳에서 재판을 받았다.

현재 대법정에서는 최순실씨(61)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8)의 국정농단 사건이 진행 중이다.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8) 등 5명에 대한 사건도 마찬가지다. 삼성 후원금 관련 최씨와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48),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56) 사건 역시 대법정에서 진행되고 있다. 특검이 기소한 최씨의 뇌물 사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78)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51) 등 4인방 사건 역시 대법정에서 진행 중이거나 열릴 예정이다.

법원은 박 전 대통령 재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나 역사적 의미를 고려할 때 다른 사건에 우선해 대법정을 배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행 중인 국정농단 사건처럼 방청권 사전 추첨이 이뤄질 수도 있다. 첫 공판 때는 재판부 입장부터 개정 선언 전까지 제한된 시간에 촬영이 허가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