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링컨 닮은 변호사되고 싶었다…변호사는 매력적인 직업"

[the L 인물포커스]"변호사업계 용서와 관용 필요…공무원·해외진출 등 새 영역 개척해야"…이찬희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이찬희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인터뷰/사진=이기범 머니투데이 기자

어린 시절 누구나 위인전을 읽고 꿈을 꾸지만 실제 그 꿈을 현실화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이찬희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52)은 바로 그 많지 않은 행운아 중 하나다. 


초등학교시절 읽은 링컨 대통령 전기에서 변호사시절 활약상을 보고 어린 마음에 정의와 평등을 위해 활약하는 젊은 변호사 링컨의 모습이 무척 멋있어 보였다는 그는 이후 법대에 들어갈 때까지 변호사가 되는 게 소망이었다. 


많은 이들이 달성 못하는 어릴 적 '장래희망'을 이룬 것부터 남다른 그는 올 1월 말 서울변회 회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서울에는 2만여명이 넘는 전체 변호사들의 75% 가량이 몰려 있다. 따라서 서울변회가 변호사사회에서 갖는 무게감은 크다. 


◇갈등 해소엔 소통 필요…변호사사회 '용서'와 '관용' 필요한 때


"출신과 상관없이 변호사들이 실력으로 올바른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해서 법조계의 갈등을 해소하고 회원들의 복지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


이 회장은 서울변회 선거에 출마한 이유에 대해 ‘갈등 해소’와 ‘복지 증진’을 꼽았다. 지난 몇 년간 지속된 사법시험(사시)와 변호사시험(변시) 출신 간 갈등을 해소하고 변호사회원들의 복지 증진을 위해 나서겠다는 포부다.


그는 "선거과정이나 회장에 당선된 후 많은 회원들을 만나면서 확실하게 느낀 것은 변호사회를 분열시키면서 개인들의 이익을 취했던 세력은 그들끼리 집행부를 구성하고 좋은 자리를 차지하면서 각종 특혜를 누렸던 소수란 것"이라며 "대다수 회원들은 갈등을 종식시키고 생존권을 비롯한 회원들의 어려운 현실을 타파하기 위하여 힘을 합쳐서 나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시존폐를 둘러싼 갈등이 지난 변협 총회 등에서 표면화된 것으로 진단했다. 사시는 사실상 역사의 뒤안길로 들어서고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으로 법조인 양성제도가 단일화됐지만 그 앙금은 계속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어 "갈등의 원인은 일부 변호사들이 자신의 주장을 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을 무능하다거나 금수저라고 매도하면서 마음의 상처를 준 것"이라며 "그러나 이제는 용서와 관용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감싸 안을 때다"라고 강조했다.


갈등 해소 방법으로 그는 '교육을 통한 소통'을 예로 들었다.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서로 만나서 소통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현재 서울변회 내 10개의 연수원을 강화하고 각종 위원회나 모임 등을 통해 노하우와 경험 공유 등 교육을 통해 상호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속적인 스킨십이 갈등을 해소할 방법이라는 얘기다.


늘어나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에게는 당부의 말도 곁들였다. 과거 (변호사단체를 장악했던)일부 청년 변호사들의 행동을 그대로 답습하면 악순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오랫동안 회무를 했더라도 항상 새로운 부분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회장을 하기 위해서는 경륜이 필요하다"며 젊은 변호사들이 회무에 대한 경험을 좀 더 쌓을 수 있도록 위원회 등을 구성할 생각임을 밝혔다. 


◇변호사 복지 힘쓸 것…셔틀버스, 출산축하금 등


그가 내세운 공약의 다른 한 축은 회원들에 대한 복지다. "변협과 중복으로 시행하던 사업을 줄이고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회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늘리겠다"고 했다.


취임한 지 약 3개월이 된 그는 구치소 셔틀버스 운행, 출산축하금 10만원 지급 등의 정책을 이미 시행 중이다.


이찬희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인터뷰/사진=이기범 머니투데이 기자


◇유사직역 정리해 직역 확대


법조시장 대비 너무 많은 변호사가 배출되고 있다는 변호사사회의 문제제기에 대해선 "변호사 숫자를 늘리면서 유사직역 정리가 돼야 했는데 그런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 현재는 배출되는 변호사 숫자만 늘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유사직역이란 변호사와 일정 부분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법무사·변리사·세무사 등을 말한다.


또 "유사직역을 정리하고 그 영역에도 이제는 변호사가 진출해 직역을 확대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행정부와 사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법률전문가인 변호사에 의한 법률서비스가 제공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로스쿨에 재학중인 학생들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해 당장 한 해에 배출되는 변호사의 숫자를 줄이는 것은 어렵다"며 "입학정원을 축소하되 변호사 시험 합격률을 높이는 방식을 취하면서 기존의 신뢰를 보호하면서 단계적으로 변호사 배출 숫자를 줄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무원·해외진출 등 새로운 영역 개척해야


그는 "현재 서울시에는 40명이 넘는 변호사들이 소속돼 활동하고 있고 경찰청에서도 매년 20명씩 변호사들이 새롭게 일을 시작한다"며 "기존 송무만 하던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역에서 활동하는 변호사들이 늘어나는 것이 로스쿨 취지와도 맞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재외국민 보호를 위해 외교부에서 해외에 설치돼 있는 공관에 법무담당관으로 변호사를 채용하는 등 해외 진출이 적극 장려돼야 한다고 봤다. 젊은 변호사들 중 상당수가 어학능력을 갖추고 있어 해외진출에 장벽이 없단 이유에서다.


그는 새롭게 변호사가 될 이들에게 "변호사는 그 자체로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강조했다. 한 사람의 인생을 구제하거나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국가제도를 바꾸는 일을 하는 보람을 느낄 수도 있다는 것. 그는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전문성과 인맥을 넓히며 부단히 자신을 가꿔 나가라"고 조언했다.


그는 "변호사로서 갖춰야 할 세 가지를 꼽으라면 전문성·열정과 책임감·인맥"이라며 "변호사는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전문성과 열정, 책임감을 갖고 있어야 하고, 사건을 맡길 수 있을 만큼 신뢰가 형성된 인간관계를 갖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회복할 수 있는 청년변호사의 특권을 마음껏 누리면서 끊임없이 배우고. 고민하고, 행동하기를 권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WHO IS?]이찬희 변호사(법무법인 정률)는 1965년생으로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사법시험 40회에 합격했다. 변협 사무총장, 서울변회 재무이사 등을 지냈다. 올 1월부터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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