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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판례氏] 범죄 아닌 사실은 고소해도 무고죄 안 돼

[the L] 형사처분 받게 하려 허위 사실 신고했다고 무조건 무고죄는 아냐

편집자주[친절한판례氏]는 중요하거나 의미있는 과거 판례를 더엘(the L) 독자들에게 최대한 쉽고 친절하게 소개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임종철 디자이너

형법 제156조는 다른 사람이 형사처분이나 징계를 받게 하기 위해 경찰서 등에 허위 사실을 신고하는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 해당되는 경우를 '무고죄'로 처벌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신고하더라도 무고죄가 성립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와 관련한 대법원 판례(2002도3738)를 보자.


A씨는 B씨의 건물을 임차해 다방 영업을 하고 있었다. 실제 다방은 A씨가 아닌 그의 내연녀 C씨가 운영하고 있었고, A씨는 임대인 B씨와 임차인을 자신이 아닌 내연녀 C씨로 변경하기로 합의했다.

 

B씨는 A씨와 합의한 대로 임차인을 C씨로 하는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이후 내연녀와 사이가 안 좋아진 A씨는 B씨에게 임대차보증금을 자신에게 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B씨는 계약서상의 임차인이 C씨라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이에 앙심을 품은 A씨는 B씨와 C씨를 형사처벌 받게 하기 위해 이들이 자기 몰래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해 보증금을 편취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경찰서에 접수했다.

 

검찰은 "A씨가 경찰에 허위 사실을 신고했다"며 그를 무고죄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를 무죄로 판단했다. 허위 사실의 신고가 무조건 무고죄를 구성하지는 않는다는 취지다.

 

다른 사람에게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신고한 행위가 무고죄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신고된 사실 자체가 형사처분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 △만약 그 사실 자체가 형사범죄로 구성되지 않는다면 허위 사실을 신고했다 하더라도 무고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전제에서 법원은 A씨가 경찰에 접수한 고소장의 내용이 범죄를 구성하지 않아 무고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설령 고소 내용처럼 B씨가 A씨의 동의 없이 임대차계약서를 다시 작성한 것이라 하더라도 B씨는 임대인으로서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할 권한이 있는 사람이므로 그의 행위는 사문서위조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문서위조죄는 작성권한 없는 사람이 다른 사람 명의의 문서를 작성할 때 성립되며, 작성권한 있는 사람이 진실에 반하는 내용의 문서를 작성하는 때는 처벌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B씨와 C씨의 행위가 사기죄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봤다.

 

A씨의 주장은 B씨와 C씨가 공모해 처음부터 자신을 기망하고, 이에 속은 A씨가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공모해 임대차 도중 정당한 임차인인 A씨의 승낙 없이 그를 임대차관계에서 배재했다는 것인 바, 이 사실 자체는 사기죄를 구성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 법원의 설명이다.

 

그 결과 A씨의 고소는 그 내용 자체가 사문서위조죄나 사기죄 등 형사범죄를 구성하지 않아 무고죄는 성립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 판례 팁 = 형법상 무고죄는 국가의 심판작용을 해하고 국가기관의 직무를 그르칠 위험을 발생시킬 때에 적용된다는 것이 대다수 법학 학자들의 견해이자, 우리 법원의 입장이다. 때문에 그럴 위험조차 없는 경우에는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 관련 조항

- 형법

제156조(무고)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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