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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판례氏] 계약직 연장 거절한 회사…해고는 무효?

[the L] 계약직 직원은 계약기간 만료로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나, 예외 有

편집자주[친절한판례氏]는 중요하거나 의미있는 과거 판례를 더엘(the L) 독자들에게 최대한 쉽고 친절하게 소개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임종철 디자이너

계약직 직원의 계약기간 만료 후의 거취와 관련된 문제는 우리 노동시장의 난제 중 하나다. 이와 관련해 계약직 직원에 대한 회사의 계약 연장 거절이 어떤 경우에 타당하고, 어떤 경우 부당한지를 판단한 대법원 판례(2013다47125)가 있다.

 

X회사는 연구사업 분야 계약직 연구전문위원을 모집하며, 공고에 박사학위 취득 후 연구기관 등에서 3년 이상 경력을 가졌으면서 특정 학문을 전공으로 한 사람을 응시자격으로 제한해뒀다. 그러면서 해당 공고문 말미에 ‘합격자는 올해 말까지 계약직으로 임용하고 평가결과에 따라 재임용 여부를 결정한다’고 기재해뒀다.

 

A씨는 위 모집에 지원해 계약직 연구전문위원으로 채용됐고, X회사와 계약기간을 그 해 4월부터 12월 31일까지로 하는 고용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A씨는 3차례에 걸쳐 고용계약을 갱신해 4년에 걸쳐 X회사에 근무했다.

 

그러다 A씨가 4년째 일한 뒤 4번 째 계약 갱신을 앞둔 시점인 12월 22일 인사위원회는 A씨의 재계약기간을 다음해 2월 29일까지 2개월로 한다는 심의결과를 구두로 통보했다. 그러자 A씨는 이런 X회사 측의 통보를 거절하고, 평소와 같이 출근했고, X회사는 1월 20일 A씨에게 ‘A씨가 재계약 체결을 거절해 고용계약이 12월 31일자로 만료돼 종료됐다’는 통지를 했다.

 

한편, X회사는 A씨와 계약을 만료한 해 사업기본계획서에서 그간 A씨가 담당하던 연구사업의 성과가 부진했다고 평가하며, 내부사업과 자체 연구업무를 축소하는 대신 외부전문기관의 연구수행 규모를 확대하기로 정책방향을 변경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예산 항목 중 8%에 불과했던 외부용역비율을 그 해부터는 90%로 대폭 증가시키고, 자체 연구수행과 정기간행물 발간사업은 폐지하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했다.

 

A씨는 X회사를 상대로 법원에 자신에 대한 해고 처분을 무효로 판단해달라는 소송(해고무효확인의 소)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고용계약 갱신을 거절한 X회사의 결정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X회사의 고용계약 갱신 거절은 합당했다는 것이다.

 

먼저 대법원은 기간을 정해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의 근로자 신분관계에 관해 "계약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라고 봤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런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는 경우는 달리 봤다.

 

근로자에게 앞으로도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이에 위반해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이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는 것이다.

 

이런 기준을 적용해 재판부는 A씨의 경우는 이런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돼 그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X회사의 연구업무 성과 부진으로 새로운 사업계획이 수립됐고, △이 업무는 A씨와 같은 전문연구위원이 아닌 일반 직원도 담당이 가능할 것으로 보일뿐 아니라 △A씨가 직전 해 근무평정에서 다른 계약직 직원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A씨가 수행해온 전문연구위원으로서의 업무와 X회사의 계약 갱신 기준에 비추어 더 이상 A씨와의 고용계약을 연장할 이유가 회사 측에는 없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X회사가 A씨에 대한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하며, A씨가 제기한 해고무효 확인의 소를 기각했다.

 

 

◇ 판례 팁 = '계약직'과 '비정규직'의 개념을 헷갈려 하는 사람들이 많다. 엄밀히 말하면 비정규직은 계약직을 포함하는 좀 더 넓은 개념이다.

 

비정규직이란 근로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 상시근로자와 달리 근로기간이 정해져 있는 계약직과 일용직, 해당 사업주의 사업장에서 근무하지 않는 파견 도급직, 상시근로를 하지 않는 시간제 근로자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 관련 조항

- 근로기준법

제23조(해고 등의 제한)

①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징벌)(이하 "부당해고등"이라 한다)을 하지 못한다.

② 사용자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 또는 산전ㆍ산후의 여성이 이 법에 따라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하지 못한다. 다만, 사용자가 제84조에 따라 일시보상을 하였을 경우 또는 사업을 계속할 수 없게 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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