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신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이 19일 서울 서초구 '국정농단 의혹 사건' 특검 사무실 앞에서 미소를 보이고 있다. 이날 청와대는 서울중앙지검장에 윤석열 대전고등검찰청 검사와 법무부 검찰국장에 박균택 대검찰청 형사부장을 각각 임명했다./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특수본 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59.사법연수원 18기.왼쪽)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51.20기) 사이에 ‘돈봉투 만찬’ 사건에 대한 감찰을 법무부와 검찰청에 전격 지시했다.(뉴스1DB) 2017.5.17/사진=뉴스1

'돈 동부 만찬' 논란으로 감찰 대상이 된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 후임으로, 윤석열 검사가 발탁된 것에 대해 변호사업계도 청와대의 검찰개혁의지가 드러난 인사라고 평가했다. 변호사들은 이번 인사를 계기로 검찰 쇄신의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19일 오전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중앙지검장에 윤석열 검사를, 법무부 검찰국장에 박균택 대검 형사부장을 각각 임명했다. 이번 인사는 '돈봉투 만찬' 논란 이후 당사자들의 사의 표명으로 인한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실시된 것이다.

윤석열 신임 지검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으로 활약하며 수사 실무를 총괄했던 인물이다. 대전고검 검사에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승진한 윤 지검장의 인사는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찬희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머니투데이 더엘(the L)과의 통화에서 "이렇게 파격적인 인사를 할 정도로 그동안 검찰권의 적정한 행사에 대한 불신이 있었던 점을 검찰도 깨닫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검찰 인사를 무조건 파격이라고 흔들 것이 아니라 제대로 검찰권이 정립되는지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검찰에 당부했다.

황규표 전북지방변호사회 회장은 "특검에서 활약했던 윤 검사를 선택한 것은 특검설치 이유 중 하나였던 기존 검찰 수뇌부에 대한 불신을 새 정부가 여전히 갖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며 "그런 연장 선상에서 검찰 기득권 수뇌부와는 궤를 달리했던 윤 검사를 중앙지검장으로 발탁해 새 정부의 검찰 개혁의지를 확실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법조인협회 회장이자 변협 부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정욱 변호사 역시 이번 인사를 검찰 개혁의 신호탄으로 보며 환영했다. 김 변호사는 "새정부가 들어선 후 국민들이 무엇보다도 검찰 개혁을 바라고 있는 만큼, 검찰은 개혁을 향한 국민의 염원을 수용해 흐트러진 조직 기강을 바로 세워 국민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검찰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검찰 수뇌부들부터가 책임을 통감해 오늘도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있는 일선 검사들에게 모범이 돼야 한다"고 덧붙이며, 내부 쇄신을 강조했다. 

강정규 변호사(서울지방변호사회 교육이사)는 "검찰의 공정 수사가 사법 신뢰의 근본"이라며 "그동안 공정 수사의 상징이었던 윤석열 검사가 중앙지검장이 돼 사법신뢰도 제고와 검찰 변혁에 큰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는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사의를 표했던 돈 봉투 만찬의 당사자들은 관련 법령에 따라 사표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지방으로 좌천 인사가 났다. 사실상 감찰을 위한 인사로 해석된다.

이영렬 전 중앙지검장은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은 대구고검 차장검사로 전보됐다.